기억에 남는 과학수업(5학년 태양계와 별, 1차시에서 애매한 5개의 고비를 맞히기)

5학년 태양계와 별 수업이 시작되었다. 2단원 온도와 열단원은 실험을 통해 직접 관찰하고 기록한 사실을 토대로 탐구하는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3단원 태양계와 별단원은 걱정이다. 왜냐하면 주제 특성상 직접 관찰하거나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도서에 나오는 대로 조사과제로 내놓기에는 과학전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활동이다. 담임이기에 우리 반 아이들이라면 과학수업 이외의 다른 교과(국어, 미술, 사회 등)나 창체수업과 연계해 충분한 활동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전담은 그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대한 담임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고 스스로 하는 것이 전담교사로서 담임교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내 생각은 교직생활 14년간 틀에 박힌 고정관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번 단원들은 고민을 많이 하고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면서도 딱딱한 강의식 수업이 되지 않도록 신경 쓸 것이다.

하지만 1회차부터 쉽지 않았다. 교과서가 제시된 첫 번째 활동은 모호한 다섯 고개를 맞히는 것이었다. 실험관찰 부록으로 있는 태양계 태양, 행성, 소행성, 혜성의 사진을 가지고 그룹에서 한 학생이 문제를 내고 나머지 학생들이 맞히면 카드를 한 장씩 가져가는 활동이었다.

문제는 이 활동이 내가 봐도 어떻게 얼핏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실험 관찰에 수록된 태양계 카드는 다른 설명은 하나도 없고 사진만 남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대부분 태양계를 처음 접하는데 태양계 사진만으로 무슨 문제를 내고 무슨 정답을 맞힌다는 건지.

교과서 순서라면 아이들은 아직 태양계 관련 용어(항성 행성 위성 소행성 혜성)조차 배우지 못했다. 뭐든지 배경지식이 있어야 문제를 내고 맞출 수 있는데..

고민 끝에 학습자료로 과학사가 판매하는 태양계 카드를 구입했다. 이 카드는 교과서처럼 태양계 행성과 위성, 소행성, 혜성의 사진이지만 교과서 자료와 다른 점은 뒷면에 대략적인 설명이 있다는 것이었다.적어도 약간의 설명이 있어야 문제를 내는 아이들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아 준비한 것이다.

그리고 게임도 제멋대로 결정하기보다는 그룹별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한번 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가 제시한 것은 교과서의 예시대로 다섯 고개를 맞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역시 아이들이 태양계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였지만 다섯 고개 맞히기 놀이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은 생각이 기발한 것 같아. 그러던 중 즉흥적으로 게임을 만들어냈다. 게임방법은 가운데에 실험관찰에 있는 태양계 카드를 뒤집어 놓고 그걸 한 명씩 돌아가면서 뒤집어서 전면 사진을 보고 내가 내놓은 태양계 카드 같은 걸 먼저 찾아서 지적하는 사람이 카드를 획득하는 규칙이었다.

태양계 카드게임 단원 1회차로 주제에 관심과 흥미를 갖기엔 충분한 활동이었다. 아이들은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게임에 몰두했고 덕분에 수업은 만족스러웠다.

다시 한 번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창의적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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