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대표 디자인 스토어 ‘프로즌 파운튼’을 매료시킨 디자이너, 정선우

아기자기한 세라믹 미니어처 의자 컬렉션으로 시선 강탈

아기자기한 세라믹 미니어처 의자 컬렉션으로 시선 강탈

네덜란드 대표 컨셉 스토어 프로즌파운틴에 전시된 정성우 디자이너의 타이니프렌즈 (출처: 프로즌파운틴 인스타그램)

올해 11월에 오픈 30주년을 맞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컨셉 스토어”프로즌·화웅통 Frozen Fountain”. 암스테르담의 가장 역사적인 운하의 하나인 프링셍후라히토 Prinsengracht에 면하는 이곳을 일반적인 디자인 스토어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위트가 가득한 네덜란드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90년대 초 프로즌·화웅통은 피트·하인·이쿠 Piet Hein Eek과 리햐르트·후텐 Richard Hutten등 전설적인 더치 디자이너들의 뒤를 잇는 신예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디자인 플랫폼이며, 차세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었다. 머튼·버스 Maarten Baas, 디루쿠·팬·델·코ー지ー Dirk vander Kooji, 사비나, 마루 셀리스, Sabina Marcelis등 냉동·화웅통이 선택한 디자이너의 명단도 화려하다. 네덜란드에 적을 두고 활동하는 디자이너라면 한번쯤은 냉동·파운틴에 자신의 작품이 소개되기를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활동중인 세라믹 디자이너 정성우 디자이너(출처 : 정성우 디자이너 제공)

2021년 암스테르담의 명문 디자인 학교인으로 레트·리트 벨트 아카데미 Gerrit Rietveld Academie에서 세라믹학과를 졸업한 뒤 세라믹을 주재료로 가구와 관련된 조각과 디자인 오브제 작품을 선 보이고 있는 천·선우 디자이너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냉동·파웅통의 큐레이터의 시선을 단번에 파악한 신인 디자이너이다. 세라믹으로 제작한 미니어처 가구 시리즈”이니 프렌즈 Tiny Friends”의 프로즌 파웅텡 입점의 뉴스와 함께 암스테르담의 NDSM에 위치하는 스튜디오에서 정·선우 디자이너가 직접 만나서 네덜란드와 디자인으로 인연을 맺은 계기, 프로즌 파웅텡 입점 에피소드, 또 디자이너로서 앞으로의 포부를 고소한 커피 향과 함께 물었다.

정선우 디자이너의 세라믹 시리즈 타이니 프렌즈 (출처 : Pierre Banoori)

현재는 세라믹 소재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세라믹 디자이너지만 한국에서 정·선우 디자이너의 전공은 미디어 디자인이었다. 학부를 마친 뒤 영상 디자인 분야의 회사에 근무한 적도 있었지만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로 하는 업무에 전혀 만족감을 느끼지 않았다.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다양한 탐색을 하고 퇴근 후와 주말에는 동네 작은 공유 작업실로 손에 무언가 만드는 작업을 가끔 계속했다. 사실 고등 학교 2학년 때부터 가구와 오브제 디자이너가 되고픈 꿈이 있었습니다. 가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8세 때 우연히 접한 디자이너 필립·스톡의 책 때문이었습니다. 형형색색의 가구가 공간에 자유롭게 배치된 유기적인 광경은 당시의 나의 주변 환경의 모습과 너무도 다른 정말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특히 자신이 있는 공간의 분위기에 따라서 기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이라서 매일 매 순간을 보내는 일상적인 공간이 주는 영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그래서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기분을 좋게 하는 일상적인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라믹이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매체였다는 것인데, 어떤 의미 이것을 찾으려고 길에서 꽤 많은 사잇길을 걷게 되고 그렇게 돌고 흙과 유약의 연소 결과인 매체로 세라믹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내 머리 속에는 언제나 수많은 추상적 이미지와 선이 얽혀서 돌아다닙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가장 즉흥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방법으로 현실 세계로 이끌어 주는 미디어가 세라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미니어처 세라믹 의자 시리즈인 ‘타이니 프렌즈’ (출처 : 정선우 디자이너 제공)

이런 운명 같은 세라믹으로 본격적으로 매진하게 된 것은 예상 밖의 외부 요인도 있었다. 한국에서 근무하던 영상 디자인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장래가 걱정되는 상황인지 모르지만 오히려 이것이 기회처럼 느껴지고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그러나 뜻밖의 문제가 생겼다. 급하게 유학을 결정했기 때문에 평소에 주목했던 암스테르담의 헤 릿트·리토벨토아카데미ー의 지원이 마감된 뒤였다. 순수 미술과 디자인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헤릿토벨토아카데미ー는 세라믹 전공이 있는 몇 안 되는 디자인 학교 중 하나이다. 특히 모든 전공이 순수 예술적인 작업을 지향하고 결과물을 미리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예상 밖의 결과물 흐르게 함에 집중하고, 계획보다는 먼저 손을 움직이는 것을 권하는 점이 정·선우 디자이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원 마감했지만 그냥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그곳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절실한 뜻을 담아 학교 측에 먼저 연락을 하고 보았지만, 일단 지원 서류를 한번 보내고 보자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서류 전형을 다행히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면접 때에는 영상 디자인 회사 근무 시절 종종 만든 세라믹 제품을 모두 2개의 대형 캐리어에 가득 넣고 직접 보였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세라믹 제품이 깨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가방을 가지고 네덜란드까지 와서 정말 우여곡절 끝에 받은 입학 허가이어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오브제로테르담에 전시된 정성우 디자이너의 타이니 프렌즈 (출처 : 정성우 디자이너 제공)

헤릿토벨토아카데미ー에서 공부를 마치고 2021졸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프리랜서의 세라믹 디자이너로 첫발을 내디디게 된 전·선우 디자이너. 올해 5월 로테르담에서 열린 오브제 로테르담 OBJECTRotterdam에 전시한 세라믹 시리즈”이니 프렌즈”에 반한 프로즌·화웅통의 큐레이터에 그 자리에서 전시와 입점 요청을 받게 됐다. 신인 디자이너로서는 정말 믿기 어려운 꿈 같은 것이었다. 특히 자신의 작품을 오프라인으로 보일 수 있는 상시적인 공간이 생겼다는 것은 많은 디자이너가 수익 창출의 기회를 넘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의미가 있다. 냉동·파운틴은 자유롭고 재치 있는 더치 디자인의 핵심 정신을 담은 작가뿐 아니라 네덜란드의 신흥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는 중요한 디자인 공간이라서, 네덜란드에 오기 전부터 항상 관심이 있었습니다. 혼자”5년 정도로 네덜란드에서 열심히 작업 활동을 계속하면 프로즌·파운틴에서 내 작품을 보는 기회가 올까?” 하고 내심은 생각했는데 그 기회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와서 나도 사실 놀랐어요.

귀여운 디자인의 미니어처 세라믹 의자 시리즈 타이니 프렌즈 (출처 : 정성우 디자이너 제공)

냉동·파운틴에서 소개된 전·선우 디자이너”이니 프렌즈”는 손바닥 위에 얹고 크기의 아기자기한 세라믹 미니어처 의자 컬렉션이다. 헤릿토벨토아카데미ー 입학 2년 만에 온 코로나 봉쇄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공간 제약에서 대형 작품이 어려우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소규모 작업에서 시작된 것이다. 세라믹으로 만든 미니어처 의자는 실제의 가구로서 사용되지 못하지만 그 자체로 아카이브 작업이 되거나 또 앞으로 실제 크기의 의자에서 만들어지는 작업의 축소 모형으로 사용되는 것도 있다는 것이 전·선우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타이니 프렌즈는 미니어처 의자인데”의자”라는 것의 일괄적인 기능에서 벗어나각각 다른 정체성을 가진 새로움의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각각의 아이템에 “벤(Ben)피터(Peter), 올리버(Oliver), 아리수(Alice)등 마치 사람처럼 나의 친구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기능적인 도구로서의 의자를 만든다기보다는 그날 그날의 일상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와 색 표면을 표현한 행위의 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평소 습관적으로 일상으로 마주 본 장면이나 이미지를 바탕으로 목적 없는 드로잉을 합니다만 이들 소형 의자도 공간에 표현하는 연습장의 드로잉 같은 거예요. 이 작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시한을 정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타이니프렌즈에 대한 고객 반응도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프로즌파운틴에 1차 입점한 미니어처 의자 시리즈 전체를 통째로 한 컬렉터가 주문을 넣었다. 그래서일까. 정선우 디자이너와 프로즌 파운데이션의 인연은 타이니 프렌즈의 전시와 입점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니프렌즈가 입점한 날 오픈한 전시에서 정성우 디자이너의 작품을 인상 깊게 본 프로즌 파운턴의 공동대표인 콕 드 로이 콕 드 루이가 추가 협업을 제안해온 것이다.

정선우 디자이너 세라믹 시리즈 타이니 프렌즈 감상 중 관람객 출처 : Pierre Banoori

프로즌 마운틴을 위한 디너용 식기 세트 제작을 의뢰받았지만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없이 전 세트의 디자인과 구성 모두를 저에게 맡겨주었습니다. 나에게 완전한 자유가 허락되어 다소 부담스러우면서도 즐거운 긴장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오는 11월 4일 열리는 프로즌파운틴 오픈 30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꽃병 제작도 의뢰받아 현재 제작 중입니다. 이러한 기회도 디자이너에게는 매우 드물고 특별하기 때문에 감사할 뿐입니다.멀고 먼 길을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매체 세라믹을 통해 디자이너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정선우 디자이너. 그녀에게 세라믹은 어떤 의미가 있고, 또 세라믹 디자이너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정선우 디자이너의 세라믹 시리즈 타이니 프렌즈를 감상 중인 관람객 (출처 : Almicheal Frray)세라믹은 내가 가장 자유롭고 흥미로운 방법으로 나의 내부 세계를 외부에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이므로, 평생을 더 깊이 탐구할 재료입니다. 흙을 만지고 모양을 만들어 유약을 연구하고 바르면서 보내는 시간이 나는 무슨 시간보다 멋지게 제가 갖고 있는 시간을 이 행위에 최대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작업적인 희망이라면 18살 때 했던 맹세처럼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람들이 미소 짓는 일상적인 사물을 꾸준히 만들고 싶습니다. 또 내가 만든 작업물을 보는 분들이 바로”정·선우”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것처럼 나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디자이너로서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글 | 디자인프레스 해외통신원 김선영(비비안김)([email protected])기존 ‘네이버 디자인’ 콘텐츠는 디자인 프레스 네이버 채널(블로그 포스트 네이버 TV)을 통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디자인프레스는 창작과 기획 분야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해 2021년 12월 ‘헤이팝’을 론칭했습니다.’네이버 디자인’ 주제판으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오 크리에이터’와 ‘잇 프로젝트’는 리뉴얼을 거친 후 ‘헤이팝’을 통해 다시 인사드릴 예정입니다.heyPOP l 헤이팝 Discover Your Favorites. 매일매일의 새로움, 세상의 모든 팝업을 헤이팝으로 만나보세요.heypop.krheyPOP l 헤이팝 Discover Your Favorites. 매일매일의 새로움, 세상의 모든 팝업을 헤이팝으로 만나보세요.heypop.krheyPOP l 헤이팝 Discover Your Favorites. 매일매일의 새로움, 세상의 모든 팝업을 헤이팝으로 만나보세요.heypo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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