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한국의 우주 전문기구 설치와 운영에 관한 제안을 내놓았다. 현재 전 세계 우주환경을 보면서 한국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한 내용이다.
21세기의 정보통신 기술이 변혁의 토대가 되었듯이 우주 활동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서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미래를 살아가는 ‘우주 세대’에게 꿈과 비전을 실현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위해 우주계획을 수립, 실현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일부 우주 선도국은 장기 비전으로 화성에 거주지를 건설,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2030년대 유인 화성 탐사를 계획 중이고 아랍에미리트(UAE)도 화성 유인기지 건설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 우주탐사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Compound Annual Growth Rate, CAGR)은 4%에 달했다. 우주탐사 투자금액의 약 95%는 상위 5개국(미국 중국 유럽 일본 러시아)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71%, 중국 13%, 유럽 8%, 일본 3%, 러시아 2% 등이다.
과거와 달라진 우주개발도 눈여겨봐야 한다. 우주개발은 미소 이념대결의 장이었지만 냉전 종식 후 중국, 일본, 유럽, 인도 등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다극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우주 선도국은 정부 주도의 위성 및 발사체, 데이터 활용, 지상 장비 산업으로 구성돼 있지만 정부 역할을 민간이 일부 대체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우주관광, 우주통신 등 전통적인 우주산업과 차별화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돼 산업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우주탐사에 대한 정부 투자와 민간 참여 확대로 전환해 실현 가능한 혁신적 접근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 우주조직은 어떻게 돼 있나
미국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은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독립 우주기관이다. 우주과학 연구, 유인 우주비행을 포함한 민간 우주프로그램을 수립·추진한다. NASA 본부는 워싱턴DC에 있으며 1만7천373명(2020년)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 해 예산이 220억6천만달러(2020년)에 이른다.
중국 국가항천국(China National Space Administration, CNSA)은 중국 정부의 우주 전문 기관이다. 산업과 정보기술부의 산하에 있어, 민간 우주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국방 우주 프로그램과 유인 우주 프로그램은 다른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연간 예산은 약 89억달러(2020년)에 이른다.
유럽우주기관(European Space Agency, ESA)은 22개 유럽 회원국이 참가하는 국제우주기관이다. 과학기술연구와 다양한 우주활동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ESA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으며 2,200명의 연구원과 직원(2018년)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예산은 약 81억달러(2022년)에 달한다.
로스코스모스(Roscosmos)는 러시아 연방의 독립된 우주 조직으로 국영 기업이다. 과학연구, 유인우주프로그램, 우주비행 프로그램을 총괄한다. 모스크바에 있으며 종업원 수는 17만500명(20년)에 이른다. 연간 예산은 약 19억2천만달러(2021년)이다.
인도 우주 연구 기구(Indian Space Research Organisation, ISRO)는 인도 정부의 우주 전문 기관으로 우주부(Department of Space) 산하에 있다. ISRO 본부는 인도의 방으로 가는 루루에 있으며 직원 수는 17만99명(2021년), 연간 예산은 18억달러(2022년)에 달한다.
일본 항공 우주 개발 기구(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 JAXA)는, 일본 정부가 운영하는 항공 우주 전문 기관이다. 총리실 산하 우주전략실에서 연구개발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JAXA 본부는 일본 도쿄(사기 마라하시)에 있으며 직원은 1천580명 정도다. 연간 예산은 17억3천만달러(2021년)에 달한다.
◆우주 관련 국제기구는
UN의 평화적 우주이용위원회(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Space, COPUOS)에서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국가간 협력을 촉진하고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문제를 논의한다.
COPUOS에는 2022년 현재 100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며, 2월 과학기술소위원회(STSC, 과학기술소위원회), 4월 법률소위원회(LSC, 법률 소위), 6월 총회를 개최한다.
COPUOS에서 취급하는 의제는, 교육 프로그램(교육부)과 우주법(법무부), 재해 감시(행정 안전부), 우주 활동의 사회적 영향(문화체육 관광부) 뿐만이 아니라, 우주 산업(산업 통상 자원부), 보건(보건 복지부), 리모트 센싱(국방부, 통일부, 국토 교통부, 농림 축산 식품부, 해양 수산부), 한국형 위성 항법 시스템(KPS, 과기정통부),
문홍규 박사는 “국내 관계부처에서는 이런 다양한 우주 업무에 대응할 수 없는데 그 주된 이유는 범부처 총괄사령탑(컨트롤타워)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총회 등에 참석하면 다른 나라 담당자는 10년 동안 늘 그대로인데 우리 공무원들은 매번 바뀌는 것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한국 우주조직 현재와 미래는
현재, 한국은 국가 우주 위원회(심의), 과학기술 정보 통신부(정책), 한국 항공 우주 연구원(연구 개발)에서 국가 우주 개발의 주요 기능을 분담하고 있다. 우주개발 전담기구 부재로 정책수립과 집행, 연구개발, 국제협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 현재 우주 관련 거버넌스. 중심축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사진=아이뉴스 24DB]
문 박사는 “현재 우주, 항공 분야의 통합과 분리 여부(우주청, 우주항공청, 항공우주청)에 관한 논란이 있다”며 “항공 분야는 차세대 비행체 개발과 실용화 외에는 정비, 공항, 서비스 등 산업 위주로 수행하겠지만 우주 분야는 연구개발 위주로 진행하는 부분에서 크게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분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연구개발(R&D)이 이뤄지는 반면 항공 분야는 산업부와 국토부 등 주무 부처가 다른 측면 외에 실용화와 상용화 위주로 이뤄져 업무 성격에 차이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주와 항공을 통합해 전문기관을 설립하면 관련 법과 거버넌스, 소관 부처의 조정 논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학계에서는 우주전담기관의 위상과 관련해 우주본부(대통령실 직속), 우주처(총리실 직속), 우주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속) 등의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또는 총리실) 산하 독립기관은 정부 부처 간 조율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주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데는 전문가들이 대부분 공감한다. 문 박사는 “다양한 현안을 정부 국 단위(과학기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국)에서 소화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공무원 순환 보직제는 업무 연속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며 “국가우주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 추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산업진흥, 국가안보, 국제협력, 인력양성 등 다부처 관련 정책과 업무를 총괄 운영하는 사령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박사는 이어 앞으로 우주는 과학기술 연구개발뿐 아니라 산업 자원 정보통신 환경 농림수산 해양 기후 국토관리 외에 국가안보 외교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통령실 산하 독립기관으로 설립 운영하고 정부 부처간 조정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위상을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과 인사 등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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