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입문자를 위한 책 #11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 작가 심채경 안이 조용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슉, 빠르게 돈다.시간당 15도. 그것은 절대 멈추지 않는 속도다.별의 움직임을 느끼고 눈을 뜬 밤을 기억한다.밤도 흐르고 계절도 흐르겠지.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삶에 대해 한없이 흘러갈 것이다.내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견디기 힘든 삶의 물결을 한꺼번에 휩쓸고 나면 물 밑에 납작 엎드려 버티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 해변에 앉아 커피 한 잔 내려놓고 눈이 아찔해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한낮의 열기가 식으면 여름밤 돌고래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거야.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가고 있는 중이야. 잠깐 멈췄다고, 다 괜찮다고천문학자들은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이전에 썼던 블로그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독서편식가다.과학 관련 책을 읽으려 해도 도무지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 가고 금세 흥미를 잃어 다른 책을 펴게 된다.
나도 아직 독서 초보이고 영원한 독서 입문자로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과학을 가까이 하기 위한 책이 심채경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이다.
추천 이유를 세이에서 읽기 쉬운 천문학자를 알 수 있는 이 책은 천문학자 심채경이 쓴 첫 에세이다.나에게 천문학은 너무 심오해 보이는 학문이었고 천문학이라고 하면 솔직히 NASA밖에 떠오르지 않았다.한국에 천문학이 설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천문학의 이미지
그래서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더 궁금했고 책을 읽으면서도 더 열중했다.
책에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쓴다.아름다운 무언가에 대해서는 별처럼 빛난다고 말하고, 뭔가 절실히 원할 때는 별자리로 운을 점치며 우주의 기운이 있기를 빈다.그러나 정작 천문학자에게 천문학이란 달과 별과 우주는 어떤 의미일까.할리우드 영화 속 과학자들의 액션은 짜릿하고 미 항공우주국과 일론마스크의 우주탐사일지는 화려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소식이 오히려 천문학을 달리한 세상 이야기로 인식시키는 것은 아닐까.’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속 천문학자 심채경이 보여주는 천문학 세계는 그런 스펙터클과는 거리가 멀다.빛과 어둠과 우주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는 천문학자 역시 골치 아픈 현실의 숙제를 그날그날 풀어야 한다.다만 그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적으로 몰두할 뿐이다.지구는 돌고 시간은 흐른다는 우주적으로도 일상적인 진리 속에서 살아가는 천문학자의 말은 그래서 새롭고 아름답다.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 책을 읽으며 천문학자의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과학자 천문학자 하면 전문적이고 심오하며 늙은 사람이 실험실에 있거나 망원경을 관찰하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이 책은 그런 편견을 깨뜨려 주는 책이다.
행성 관측 데이터를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모습이나 특히 ‘이소연’에 대한 글이 인상 깊었다.한때 나도 우주인 이소연이 먹튀를 했다거나 자격이 없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어 정말 충격이었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또 우리나라에 천문학자가 정말 없다는 것.지원이 전무할 것.그러나 저자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려는 게 눈에 보였다.
천문학자로서의 직업, 한국 과학자들의 현실, 그리고 ‘여성’ 과학자로서의 일상
가볍게 손에 든 책이고 저자도 가볍게 다루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담겨 있는 이야기가 가볍지만은 않아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게 많은 책이다.
어쨌든 어려운 천문학이라는 소재를 입문하기에 좋은 책인데 한번쯤 읽어보고 싶다.
열한 번째 독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