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의 다채로운 천문학적 현상을 조사하다
◆ 오랫동안 베일에 싸인 블랙홀, 다양한 연구과정을 거쳐 마침내 그 실체를 정리한 결과!8권의 주인공은 블랙홀이다. 물질은 자체 중력으로 붕괴하면서 특이점이 나타나지만 주변에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계(사상의 지평 또는 사건의 지평)를 만든다는 점이다. 결국 물체는 사건의 지평선을 향해 빨려들어감으로써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지 50년 가까이 지났지만 블랙홀만큼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SF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 천체가 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블랙홀은 전파, 광·적외선, X선 등의 관측, 또 수치 계산의 급속한 진보와 발전에 따라 상상의 산물로 실제 존재하는 특이 천체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책에서는 현재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블랙홀을 연구하려면 그 선구 천체라고 할 수 있는 백색왜성이나 중성자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회전과 자기장, 난기류 등 풀리지 않는 요소에 의해 진화하는 항성과 쌍성계는 우연히 어떤 상대와 짝을 이룰지가 결정된다. 특히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과 같은 고밀도 별은 상대 별에 따라 다양한 고에너지 현상을 일으키는데, 격변변광성, X선 천체, 초신성 등이 그렇다. 이들 천체는 상식을 뛰어넘는 강중력 천체로 이를 합쳐 고밀도 천체 또는 밀집 천체라고 칭한다. 이 강중력 천체는 고에너지 현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분야를 고에너지 천문학이라고 한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X선 천문학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를 거둔 분야다. 이 책에서는 X선과 같은 기존의 전자파에서 볼 수 있는 고에너지 현상뿐만 아니라 우주선이나 새로운 눈, 중성미자 등을 수단으로 하는 입자선 천문학, 나아가 미개척 분야라 할 수 있는 중력파 천문학에 대해서도 다룬다.
블랙홀은 이론만으로 가능한 가공의 이야기로 여겨져 왔으나 1930년대 후반에 이르러 항성의 진화 이론이 점차 정비되고, 질량성이 진화하면 중심부는 엄청나게 고밀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국 중심부는 중력으로 붕괴되어 슈바르츠실트 반경보다 작아져 블랙홀이 나타날 수 있음을 논의하게 되었다. 블랙홀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휠러 J. Wheeler로 1967년이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주춤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다시 블랙홀 연구는 황금기에 접어들었다. 이것은 관측 기술의 진전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따라서 본서의 내용의 대부분이 1990년대부터의 진전을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주의 다양한 장소에 다양한 질량의 블랙홀이 분명히 실재해 다채로운 물리적·천문학적 현상을 펼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실재하는 블랙홀 1호인 백조자리 X-1은 1962년 시작된 X선 천문학 역사 초기부터 백조자리에 있는 강한 X선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백조자리 X-1을 필두로 현재는 은하계에서 20개 정도의 블랙홀 후보 천체가 알려져 있다. 대부분은 때때로 갑자기 X선으로 밝아지는 돌발 Transient 천체로, 강도의 변동에 따른 X선 성질의 변화가 백조자리 X-1과 많이 비슷하다.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은하 중심에서 볼 수 있는 질량 블랙홀 형성 과정이 2000년경부터 그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현상이 발견됐다. 그것은 항성질량 블랙홀과 질량 블랙홀의 중간에 위치하며, 중질량 블랙홀의 후보이다.◆ 고에너지 광자를 이용하여 블랙홀과 주변의 물리 현상을 밝혀낸다.블랙홀은 전자파뿐만 아니라 물질(나 자기장)도 방출한다. 주변 우주 공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블랙홀은 단독으로 빛나지 않고 질량이 강착해야 고에너지 광자를 거세게 방출한다. 이 고에너지 광자를 이용해 블랙홀과 그 주변의 물리 현상을 밝히는 것이 현대 천문학의 큰 과제이자 이 책의 목적이기도 하다.
블랙홀 신성은 젊은 종족에 속한다. 우주 근처의 은하 중심에는 대규모 블랙홀이 보편적으로 존재하며, 그 질량은 벌집의 질량 또는 광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 사실은 일반적으로 X선 광도는 블랙홀 질량을 반영하므로 상기 결과는 우주 역사에서 질량 블랙홀만큼 빠르게 형성되고, 소질량 블랙홀일수록 그 후에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경향을 다운사이징(downsizing 또는 반계층적 진화)이라고 한다.
반면 작은 천체 블랙홀이 대표적인 고밀도 천체는 물질을 흡입해 반짝일 뿐만이 아니다. 의외로 고속 제트기류를 분출하기도 한다. 전파에서 가시광선, 또 X선까지 이르는 관측기기의 진보에 수반해, 그 정체를 더욱 밝히는 것이 있는데, 우주 제트(천체물리학 제트, Astrophysical Jets)라고 불리는 천체 현상이다. 우주 제트란 중심 천체체계에서 양방향으로 분출하는 조밀하게 응축된 플라즈마 분출류 Outflow다. 그 중심에는 원시별, 백색왜성,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처럼 중력을 미치는 천체가 존재하고 중심 천체 주변에는 가스로 만들어진 강착 원반이 소용돌이칠 것으로 추측된다. 우주 제트는 그 존재 자체가 신기하고 흥미로운 천체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우주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우주 제트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여겨지는 강착원반은 주위 환경에서 낮은 엔트로피 가스를 흡수하고 강착원반 내부에서 가스의 중력에너지를 변환 처리해 높은 엔트로피열이나 방사로 외부에 버린다. 강착원반의 중심이 블랙홀일 경우 가스는 결국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 본래 갖고 있던 정보의 대부분을 잃어버린다(질량과 각운동량만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우주제트는 유일하게 많은 정보를 가진 가스로 주위 환경으로 돌아오는 실체다. 게다가 원소조성이나 자기장 등의 정보뿐만 아니라 제트의 모양이나 크기 등 다양한 정보를 가진다. 활동 은하핵, 미세 퀘이사, 감마선 폭발에서는 상대론적 제트가 관측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블랙홀 근방에서의 제트 형성을 정확하게 계산하려면 일반 상대론을 고려한 전자기 유체역학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최근 컴퓨터의 발달로 이런 계산도 충분히 가능해졌다.
따라서 중력파를 검출함으로써 블랙홀의 탄생이 밝혀지고 나아가 그 질량과 회전을 결정지을 수 있게 되었다. 일부 X선 이진계에서는 중성자별 표면에 강착한 물질이 폭주적인 열적 반응을 일으키므로써 X선 폭발 현상이 발생한다. 감마선 폭발 또한 갑자기 폭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X선 폭발을 비롯한 고에너지 돌발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다만 그 지속시간이나 광도곡선은 천차만별이며 지속시간이 10밀리초의 매우 짧은 폭발부터 1000초 이상이 되는 것까지 다양하다. 우리는 작은 영역에서 거대한 에너지가 자유롭게 방출되면 불덩이가 만들어지고 거기에 중입자가 적은 양으로 적당히 포함되면 상대론적 속도까지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관측 가능한 광구 반경 밖에서 대부분의 에너지는 운동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에 이대로는 감마선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방법으로든 운동에너지를 복사에너지로 바꿀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이 방법을 충격파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블랙홀과 고에너지 현상에 대한 수수께끼를 밝히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만큼 광활한 우주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한다. 그래서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철자가게◆코야마 카츠지_교토대학 특임교수 미네시게 신_교토대학 이학부 교수
◆ 감수 김두관◆1945년생 서울대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국립천문대 소백산천체관측소장을 거쳐 초대 천문우주과학연구소(현 한국천문연구원) 소장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 발전과 우주개발의 기반을 닦았다. 지금은 아주대학원 우주전자정보공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마이크로 SAR 위성 개발과 동남아 우주관측망 구축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연구보고서로 <우주개발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관측위성 분야에서의 한일협력방안 연구>, <천문관측위성기술 조사연구> 등 30여 편이 있으며, 현대 천문학 시리즈-3 <우주론2: 우주의 진화>를 번역하였다.
◆ 번역자 주혜란◆상명대학교 일본어교육과 졸업.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오랫동안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출판기획과 편집일을 해왔고 2000년 일본유학을 계기로 일본의 좋은 책을 소개하는 데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산수연습장』, 『반딧불골』, 『엘레나의 잉꼬』, 『탐험대장 코끼리』 등 여러 권이 있다.[학술] 블랙홀과 고에너지 현상_천문학 시리즈 08 저자:오야마 카츠하루 혼자 여행:주혜란 신국판 30304쪽 ᅡᆯ 20,000원 발행일:2016.11 ISBN:978-89-7889-323-7(94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