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나 비평의식의 흐름에 주의
한때 2.5D가 본진이어서 한니발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다.언젠가 보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시청을 미루고 넷플릭스 스트리밍 가능 기간이 곧 끝난다며(8월 15일 끝났으니 이제 안 본다) 급하게 정주행을 해버린 미드.

양들의 침묵으로 유명한 토머스 해리스의 한니발 시리즈를 모티브로 새로운 인물과 설정 스토리를 추가해 진행하는 줄거리.원작의 주인공인 한니발 렉터는 유능한 정신과 의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인육을 먹는 살인자였는데라는 것이 드라마의 대체적인 설정.

▲ 그리고 이거는 저의 종합적인 소감 평가
아, 이건 정말 어려운 드라마인 것 같아.우선 소재부터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한니발 렉터라는 희대의 미친 사람, 그 미친 사람에 의해 변해가는 주변 인물 등 정말 정신 나간 줄 알고 혼란스럽게 본 드라마.
아래는 대략적인 줄거리.

댄시 존예 FBI에서 강의를 했던 눈맑은 요원 윌 그레이엄. (보는 내내 나 혼자만 예쁘다고 불렀다) 그는 사실 엄청난 능력을 지녔지만 일반인을 넘어서는 공감 능력을 지녔고 사건 현장을 보면 범인에게 공감하게 돼 프로파일링을 하고 범행 동기를 알게 돼 범인 체포를 일으키는 대리 능력을 지녔다.
행동과학국 잭 크로퍼드 국장의 요청으로 특별요원으로 수사과정에 참여하지만 사건 현장에서 범인에게 공감하는 것이 그에게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안겨준다.그런 윌의 상태를 진단해, 케어하는 사람으로서 정신과 의사 한니발·렉터가 초빙된다.
윌은 한니발과 상담이 아닌 상담을 하며 프로파일링을 계속하고 있는데 범인과 자신이 같다고 생각하거나 기억을 잊고 몽유병에 걸리는 등 심각한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는데.

밝음 실화인가=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세 시즌 내내 어떻게 한니발이 모든 것을 갖고 노는가를 보여주는 아주 일관된 주제를 갖고 있다.
시즌1에서 윌은 한니발에게 철저히 농락당했고 그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갔다.
시즌2에서는 윌과 잭 등이 한 니발 상대로 머리를 굴리려 하지만 결국 핑퐁을 맞았다.
시즌3에서는 토끼 같은 니발을 잡아놨지만 감옥에서도 사람을 농락하고 토끼.
정말 이런 놈이 있나 해서 봤는데 본인은 아닌 척하고 우아한 척하고 다른 사람에게 속아서 혐의를 다 받고 자기 멋대로 환자를 조종해서 범인을 잡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에 자기 혼자 유유히 빠져나와 룰루랄라 요리와 룰루랄라 고기를 먹고 정말 무슨 이상한 놈이 있어.머리가 좋은 미치광이여서 더 짜증이 났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어쩜 저렇게 당당하게 사람을 죽이는데 저렇게 나오지 않는지, 왜 공개수배자가 외국에서 제대로 생활하면서 왜 수사와 감옥이 저렇게 허술한지, 왜 수사를 하는데 CCTV를 한 번도 보지 않는지 생각하면서 시즌3 내내 박사가 저지르는 만행에 분노하고 허탈감을 느꼈다.

한니발의 캐릭터 설정과 연출이 참 아이러니하다
시청자들에게는 노골적으로 얘가 범인이다, 얘가 식인을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작품 안팎으로 보이는 박사의 모습만 보면 전혀 그런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존경받고 권위 있는 직업, 우아한 태도와 행동, 충분한 재력 등 한니발이 식인 살인마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한니발은 상당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작품 속 인물은 당연히 한니발에 대해 의심하지도 않는 것이 당연하다.(블룸 박사가 그를 끝까지 믿었던 것처럼)
시청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등장인물은 기대에 어긋나기 때문에 시종 고구마다움과 짜증을 안겨준다.

귀여운 댄시
한니발 캐릭터는 그냥 희대의 미친 놈이라고 하면 돼.평범한 인간으로 어떻게 그를 파악하고, 어떻게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미친 사람 때문에 주변 인물이 변화하는 것이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포인트다.
시즌3를 기점으로 배경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변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한니발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 속에서 새로운 관계가 등장한다는 게 흥미로웠다.칠턴 박사와 윌이라든가 블룸 박사와 마고라든가…
참한니발은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저질렀고 그 일에 너무 많은 사람이 휘말린 것 같다.그 과정에서 그들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한니발이 했던 일과 비슷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아쉽고 실망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윌은 누군가를 다른 사람에게 죽이게 했고 잭은 계속 윌을 이용하려 했고 블룸은 칠턴 박사를 이용하기로 했고 결국 메이슨을 죽여 원래 이런 사람들이 아니었는데 다들 한니발의 영향을 받아 그들의 행동에서 한니발이 보일 때… 정말 소름끼쳤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
시청자로서는 이 작품을 볼 때 한니발이라는 미친 사람만으로도 보기 힘들지만 그 밖에 이 드라마에서 위안을 받거나 감정을 이입하는 캐릭터가 없어 보는 것이 더 힘들고 무거웠던 것 같다.
윌에게 감정이입되려면 내가 윌만큼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이라 이해할 수 없다, 잭 크로퍼드는 계속 윌을 이용하려다 수사 때 헛스윙하고 짜증이 난다, 블룸 박사는 혼자 뒷스윙을 해줘서 짜증이 난다, 애비게 일도 결국 범행에 참여한 것이다.그리고 점점 모두가 미쳐가는 그런 등등… 감정이입되는 캐릭터가 1명도 없어.그래서인지 시청자로서 뭔가 더 외롭고 더 무거운 느낌으로 보게 됐다.
나의 기준은 이 드라마에서 보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요소는 3가지밖에 없었는데(개인의 취향)

예쁜 사람의 촉촉한 눈동자

귀여운 강아지들

뒤몰리에 박사의 우아한 목소리
그 이외에는 이 드라마에서 심신을 조금이라도 정화시켜주는 요소가 없었는데 전개가 정말 심술궂게 막아버렸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윌은 점점 이상해져서 강아지들은 인육을 먹고 박사는 자신의 의지인지 타의인지 한니발에 협조 정말
이렇게 되자 말라가는 정신 상태에서 그저 니발이 빨리 잡히기만 바랄 뿐 계속 시청하게 됐다.

▲밝기는 실화냐=그런데 그 체포도 하든지, 정말 추격 끝에 간신히 현행범 체포했다면 고구마가 씻겨 내려가기도 하지만 한니발이 자수하고 체포되면서 고구마는 더 늘어난다.
저런 만행을 저지르고도 정신이상자라는 판정을 받고 감옥에서도 그림을 그리며 잘사는 한니발.
감옥에서 있었던 것은 확실했지만 그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 나는 더욱 무력감을 느꼈다.

시간이 흘러 자신이 붉은 용이라고 주장하는 살인범을 잡기 위해 박사를 만나러 온 윌과 잭을 이용해 박사는 감옥에서도 토해 버리고 윌과 함께 범인을 죽이면서 시즌3가 끝난다.

아 정말 보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 했던 드라마사실 사람들이 관계성이 높다고 해서 보게 된 게 제일 컸는데 다 보면 난 그런 거 몰라
분노 초조 혼란 무력감 등 감정과 온갖 잡다한 생각만 머릿속에 남았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무력감.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 있어도 한니발 같은 광기자가 마음먹고 활개치면 모두 그의 손에 놀아난다는 것이 너무나 힘이 빠지고 골치 아픈 사실이었다.후반부가 되면 한니발이 뭔가 하면 더 이상 놀라지 않을…을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악을 잡기 위해 사람들도 조금씩 악이 되어가지만 결국 그 악을 제거할 수는 없다는 것이.
게다가 메이슨에게 끌려간 한니발을 블룸 박사와 마고가 풀어준 장면을 보면.. 미친 사람이라고 알지만 자신을 지키기 위해 미친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솔직히 죽인 수만 놓고 보면 메이슨보다 한니발이 악인으로 불리는 게 옳다.하지만 메이슨의 언행이나 태도등에 의해서 메이슨이 더 나쁜 놈으로 보이는 것은…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이용하게 하고, 자신도 그들을 이용하게 하고, 감옥 안에서도 제멋대로 사람들을 조종하던 그의 모습이 다른 의미에서 인상적이었다.

다른 감정은 혼란.이건 특히 시즌1에서 가장 컸는데 내가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자꾸 자신과 범인을 동일시하는 윌을 보면서 내가 나 자신을 모른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그런 생각이 든다.내가 한 일을 내가 모르고 내 생각을 나도 모른다면 나라는 사람이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이런 혼란스러운 생각을 했다.

▲밝기 실화냐 = 그리고 가장 크게 생각한 건 이거.
한니발이 자수했다가 체포된 것이 가장 화가 난 이유는 한니발이 저지른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으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을 조종해 죽인 그이기에 적어도 그가 다른 사람에게 했던 것과 같은 끔찍한 일을 겪어야 정당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차라리 메이슨이 하려고 했던 것처럼 단계적으로 한니발에게 고통을 주고 치욕을 주고 죽이는 게 시청자로서는 더 통쾌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결국 한니발이나 다름없지 않을까.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죽는 게 통쾌할 수 있을까?결국 어떤 순간에도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허용되지 않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결국 시청자들도 한니발이 죽기를 원하게 된다는 게 소름끼치는 경험이기도 했고, 생각이 많고 머리가 복잡한 부분이기도 했다.

옆모습도 예쁜 댄시뿐 아니라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저마다 많은 잘못을 저지르지만 저마다의 사연은 존재한다.
한니발은 고기가 먹고 싶어 미친 거라고 봐도 되고.잭은 그저 직업의식에 투철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블룸과 마고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비게일은 살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다.
근데 진짜 윌이 이해가 안 가
윌은 그렇게 박사에게 농락당하고, 뇌에 이상도 생기고,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도 갇혀 있다가 겨우 붙잡혀 감옥에 가면 한니발과 자신이 같은 사람으로 생각된다고 하지 않던가, 평온하게 사는 것처럼 감옥에 가버렸다.
나라면 그냥 보자마자 죽빵을 날렸겠지만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러는 건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캐릭터였다.
게다가 치요에게 노인을 죽게 한 것 등 예전과 다른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한니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느끼기도 했다.
애당초 설정 자체가 과도한 공감 능력을 가진 캐릭터이니 그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할까.

시즌3의 결말부 때문에 이것이 트랩인지 아닌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일단 난 모르겠고 둘만 놓고 보면 박사에게 농락당하는 윌이 불쌍하고 윌은 피해자, 한니발은 가해자라는 생각이 든다.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갈릴 것 같긴 해.
윌은 한니발이 자수한 이유가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윌에 대한 한니발의 감정은 무엇일까.한니발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를 좋아했지만 윌에게는 확실히 달라진 점이 있었다.그의 공감능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마지막 장면에서도 범인을 죽인 윌에게 이건 내가 당신에게 원하던 것이었어요라고 말한 것이 마치 자신을 닮기를 바라는 듯했다.처음엔 순수했던 윌이 자신을 닮아가는 걸 보고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싶었던 건지 그냥 재미있었던 건지.살인범의 마음을 짐작할 수는 없겠지.
그렇다면 윌은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정말 이 드라마에서 누구보다 윌을 가장 이해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엔딩 장면도 진짜 한니발을 이해했는지, 아니면 그를 잡기 위한 행동이었는지 이렇게 끝난 시즌3의 내용만으로는 분간할 수 없다.
어쨌든 두 사람의 관계가 윌에게는 정말 해롭다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시즌3가 그렇게 끝난 것은 한니발과 윌이 살아있다는 암시라는데 시즌4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다음 시즌이 나오더라도 한니발을 또 자기 계산대로 행동하고 윌은 휘둘리기만 한다는 느낌.

소재만으로도 정신이 혼미한데 스토리나 캐릭터까지 시청자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연출은 특별한 게 없는 느낌이긴 했지만 다른 드라마가 그렇듯 막판에 충격적인 전개를 넣어 곧바로 차기작을 보게 하는 전개가 많았다.그리고 지속적으로 반전 요소가 있기 때문에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쫓기는 맛이 났다.
이야기처럼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연출도 있었는데 특히 윌이 자신에 대해 혼란을 느꼈던 시즌1 때 그런 연출이 많았던 것 같다.
시즌3 연출이 1-2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특히 마지막 붉은 용 때는 질질 끄는 느낌이었다.개연성도 사라져가는 느낌

그리고 잘생긴 언니는 항상 환영이지만 치요 언니는 도대체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캐릭터인 것 같다.
좀 잔인하다는 말을 듣고 걱정했지만 너무 비현실적으로 표현돼 있어 현실이 아닌 것 같아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유명하다. 밝기가 정말 ㅎ 최대로 올라가봐야 이목구비가 보이는데 또 오프닝은 하얀색이다보니 매번 눈이 핑핑 도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보기 좋았다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보는 내내 대체적으로 정신이 혼미해지고 온갖 감정과 생각이 다 떠오른 드라마.
그래도 확실한 건 한니발을 보고 작품 수용 폭이 넓어진 느낌?맞아, 내가 한니발도 봤는데 뭘 볼 수 없다는 마인드가 생겼어그래서 기회가 되면 은양들의 침묵도 볼 것이고 미드소마도 볼 것이라고 했다.
쓰다보니 정말 맥락없이 다 말해줬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혼미한 내 정신상태를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그래도 기간 안에 처음부터 끝까지 해서 대이득이었고무거운 것을 계속 봐 왔기 때문에 당분간은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시트콤을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