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오늘부터 닥터 로이어[TV 데일리 김정은 기자] 배우들의 거듭된 논란으로 인한 잇따른 소문에도 귀를 막고 방송을 강행했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다. 저조한 시청률에 실추된 명예까지 스스로 자멸의 길을 선택한 SBS다.18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각본연출 정정화) 4회는 전국 가구 기준 4.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회보다 0.9%P 상승했지만 평균 시청률은 여전히 4.1%대의 성적을 기록했다.전작 남자의 맞선과 비교하면 성적은 더 처참하다. 지난달 5일 종영한 ‘남자의 맞선’은 4.9%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2회 만에 6%대에 진입하며 6회에는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최종회의 경우 11.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넷플릭스에서는 전 세계 주간 톱10 드라마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그렇다면 ‘우리는 오늘부터’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것은 원작 제인 더 버진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 원작은 의사의 실수로 제인이 임산부가 됐다는 비윤리적 설정을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렸지만, ‘우리는 오늘부터’는 그보다 못한 몰입도로 실망감을 선사하고 있다.원작이 처음 방송된 2014년과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도 지적된다. 아무리 소재가 막혀도 의사가 환자에게 실수로 인공수정 수술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이유다. 더욱이 아이를 유산하지 않고 낳기를 선택한 주인공과 뻔뻔하게 그에게 대리모가 되기를 바라는 이마리(홍지윤)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우리는 오늘부터’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이 밖에도 많다. 편성 단계부터 각종 잡음을 일으키며 연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시작은 PD 사망 사건과 제작진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생긴 편성 공백에 ‘우리는 오늘부터’가 월화극 자리에 편성되면서다. ‘우리는 오늘부터’가 돌연 월화극에 자리 잡으면서 임수향을 주연으로 내세우고 있는 MBC ‘닥터 로이어’는 돌연 주연 배우를 ‘공유’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통상 주연 배우가 겹칠 경우 시청자의 몰입도를 깰 수 있기 때문에 겹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다. 더욱이 MBC는 당초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던 ‘우리는 오늘부터’의 밀린 촬영 일정을 배려하던 상황이었지만 SBS는 한마디 상의조차 없이 배우 겹침을 강행했다. MBC에 사과의 뜻도 전하지 않았다.이 사건 이후 SBS 드라마를 보이콧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SBS는 다시 출연 배우가 겹치는 편성을 이루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번에도 피해를 본 쪽은 닥터 로이어 측이었다. 지난 6월 3일 밤 9시 50분에 첫 방송을 확정했는데,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이경영이 출연하는 ‘왜 오수재인가’를 편성한 것이다. 이경영은 ‘닥터 로이어’에서는 반석재단 이사장이자 반석병원장인 구진기 역을, ‘왜 오수재인가’에서는 한성범 역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법조인을 다루고 있어 시청자들의 혼란은 커질 전망이다.’우리는 오늘부터’가 흥행에 참패했다고 보기에는 이르지만 경쟁작이 ‘붉은 단심’밖에 없음에도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안이한 생각으로 편성 공백을 메우려다 시청률은 물론 드라마 팬들의 마음까지 놓쳐버린 SBS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