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뮬란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을 2020년에 디즈니에서 실사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영화 개봉 전에 이미 많은 논쟁거리를 만들어 냈죠.

주연배우 유역비가 자신의 SNS에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 홍콩 진압에 찬성하는 글을 다수 올린 점, 영화 엔딩에 위구르 탄압 단체에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남긴 점, 또…
그래서 저도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굳이 뮬란 말고도 곧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세상 일이란, 자신의 생각대로는 되지 않으니까…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 영화 뮬런은 논쟁거리가 되지 않았어도 흥행에 실패했을 것이라는 점이에요.
뭐, 어제 개봉한 영화에 대해 벌써부터 흥행에 실패하리라는 예측이 지나친 말일지 모르지만, 내가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영화 뮬란후기를 간단히 쓰다 보면,
지금부터 글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스포일러 없이 영화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읽지 마세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영화 도입부에서 깜짝 놀랐어 뮬란의 아버지 역 배우는 평소 TV에서 보던 사람과 많이 닮았어요. 그 사람이 누구냐면 시진핑, 현재의 중국 국가주석이에요. 비슷해도 너무 비슷해요.

혹시 만화 원작도 뮬란 아빠가 저런 얼굴인가 해서 찾아봤는데 완전 특이하게 생겼어요 이 영화를 중국에서 자본 투자했다고 해서 주연 배우도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꾼 것 같아요.
황제가 무리지어 있는 초고수?

아버지 얘기가 나왔으니까 비슷한 얘기를 또 해볼게요
천자라는중국황제,일례일국의왕이라고하면어려서부터학문을배우고좋은것을많이먹고평소에온갖정사에힘들어서운동할시간이없고똑하다지만체력적으로는일반인보다약하다고생각합니다. 게다가 영화 뮬란에 나오는 황제는 나이든 할아버지입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황제가 영화 후반부에는 막 날아다닙니다. 무림 초고층이었던 거죠.
공부는 언제고, 정치는 언제고, 나이도 먹었는데 갑자기 무림 초고단자라니 이 영화가 디즈니 영화가 아니라 중국 무술 영화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어요.


어쨌든,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무술을 잘하는 조부 황제가 나쁜 악당(보리칸)에게 잡혀, 마지막에 뮬란이 밧줄에서 놓아주는데, 그 순간 악당이 화살을 쏴요. 그런데 이 대단한 할아버지 황제가 그 화살을 손으로 잡습니다. 악당 첨례기가 쏜 화살도 아니고, 오랑캐의 적장 보리깡이 쏜 화살인 셈이죠. 분명히 아까 장면에서는 더 먼 거리에 있던 마녀 시아니안도 그 화살에 맞아 죽었는데 말이야.
그걸 보고 아무리 중국 정부에 좋은 인상을 줬다지만 정말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와 황제는 모두 인품도 훌륭하고 무술도 잘해 백성들이 떠받쳐야 할 존재로 묘사하는데 이게 중국 영화도 아니고 미국 디즈니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혔어요.
할리우드 영화로서는 너무도 소박한 장면들의 연속

오랑캐와의 첫 번째 대결 때 오랑캐가 후퇴하면 뮬란이 속한 군대에서 추격을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빵 터졌어요. 분명히아까전투에서는수만명이싸웠지만오랑캐가후퇴하자지휘관이좌기마병돌진이라고했습니다. 물론 도망치는 오랑캐도 십여 명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돈은 안 썼지만 수만 명이 싸운 전투에서 갑자기 십여 명이 말을 타고 달려가다니 기가 막힙니다.
그 외에도 할리우드 영화치고는 너무 털털한 장면이 많았어요.
한동안 전투가 치열한데 뮬란이 나오는 장면에선 갑자기 적의 수가 적어집니다.
아까 얘기했던 마산 전투 장면에서도 오랑캐의 뒤를 따르던 군대에서 뮬란을 제외하고 모두 죽었는데 앞서가던 오랑캐들은 모두 사라지고 갑자기 마녀(시아니안)가 나타납니다. 물론 영화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장면이죠. 단지, 그 전개 과정이 너무 느슨했습니다.

또한 깨어있는 뮬란의 그늘에서 황제군이 전세를 역전시켰지만, 다시 마녀의 공격으로 황제군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갑자기 오랑캐 군이 언덕 위에서 불바위로 공격을 하는데 백발백중이에요. 아마 바위에 GPS 추적기가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쏠 때마다 백발백중 모두 황제군을 만나게 됩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뮬란이 그 위기에서 벗어나려 했던 행동, 오랑캐군의 뒤에 있는 설산을 이용하는 것이었는데 제 생각에는 말을 타고 오랑캐군의 뒤로 돌아가 그 설산까지 가려면 이동시간이 꽤 걸렸을 것 같은데 그 앞 전투의 내용을 보면 그 사이에 황제군은 모두 전멸했어야 하는데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습니다. 황제군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이게 만화였을 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만화에서는 실사보다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다고 사람들이 미리 예측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게 실사영화인데 마블 어벤져스에 익숙한 사람이 이런 영화를 보라고 하면 “정말 말도 안 돼, 이게 만화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할리우드는 총을 많이 쏴. 그냥 주인공이 안 맞아서 문제야.근데 뮬란 총알도 안 쏘겠지?

뮬란의 전투 장면을 조금만 더 말씀드리면 다른 사람들과의 전투에서는 무적이었던 오랑캐군이 뮬란과 싸울 때가 되면 당나라 군대가 됩니다 뭐, 이건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느 영화나 마찬가지니까 넘어가려고 해도 그 밖의 장면에서는 너무 형편없어요.
할리우드 영화는 그래도 무수히 탄환을 쏴요. 다만 그 총알이 주인공들을 피해 다니는 문제이긴 하지만.
하지만 영화 뮬란에선 그런 총알도 없어요. 수많은 오랑캐들이 뮬란이 있는 곳에서만 사라집니다. 마지막 황제를 구하러 가는 장면에서도 적군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인질극을 벌이는 곳에서는 몇 명 없습니다.
‘혹시 뮬란 전우들도 무리지어 초고단자?’


그리고 또 어이가 없는 애와는 뮬란의 군대 동기들로 나오는 친구들도 무적입니다. 전쟁이 나서 각 가정당의 장정이 한 명씩 군대에 들어간 그들이지만 정식 군인도 아니고 무리도 아니었던 오합지졸이었던 그들(게다가 전투 양상이 심각해져 정식 군대 훈련도 마치지 못했는데) 오랑캐 정예군과 싸워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뮬란이 만화였을 때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부분을 실사 영화에 나온 뒤로는 도저히 읽을 수 없을 정도예요.
따라서 개봉 전 논란거리로 인해 영화 ‘뮬런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에 상관없이 영화의 작품성 면에서도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보고 싶은 분들은 말리지 않겠습니다 한 번 보세요. 영화의 재미도 주관적인 것이니까요.
참고로 영화 뮬랭쿠키 영상은 없어요. 자막이 올라가면 자리에서 일어나셔도 됩니다.
이상, 지극히 제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영화 뮬란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