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BO 오랜만에 다시 왓챠 구독하면서 본 HBO 미드체르노빌. 원래 이런 재난, 사건 같은 것에 관심이 많거나 인터넷에 극찬이 너무 많아서 아무 고민 없이 보게 됐다.총 5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루 이틀 정도면 바로 볼 수 있다. 일단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거의 다큐멘터리 수준의 디테일이 살아 있다. 사실 다른 리뷰를 봐도 현실 고증을 아주 잘 해놨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부분이 실제 사건과 거의 비슷하게 진행돼 나중에 관련 자료를 찾아봐도 대부분 사실 기반임을 알 수 있다.게다가 체르노빌 원전이 폭파하게 된 원리에 대해서도 매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물론 원리는 복잡하겠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몰입도 있게 설명한다.) 실제 인물 레가소프 교수를 연기한 배우가 법정에서 이 원리를 매우 잘 설명해 주는데 좀 대단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았나 느꼈다. 그리고 물리세계에 대해 경외롭고 신기하고 무섭고 그런 감정이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세계의 현상으로 인간은 정말 약하고 작은 존재인 것 같다.체르노빌 원전 종류인 RBMK가 매우 많이 언급된다. 지금은 대부분 가압경수로, 즉 물을 감속재로 하는 원전이 사용되지만 체르노빌에서 사용된 RBMK는 흑연을 감속재로 쓴다고 한다.
사고 원인은 원전이 가동되기 전에 거쳐야 하는 극한 상황 안전 테스트를 진행 중 발생한다.
전력 공급이 끊겨 비상전원이 들어오기 전까지 상황인 원전 가동 테스트를 위해 출력을 낮췄지만 실제 실험 상황보다 훨씬 낮아졌고, 이때 다시 출력을 올리기 위해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낮추는 제어봉을 거의 빼버린다.그 상황에서 반응성이 급상승하면 긴급제어장치 버튼을 눌러 제어봉을 한꺼번에 삽입→제어봉은 붕소지만 끝부분은 흑연, 반응성이 더 높아진다→고압 상황에서 제어봉이 끝까지 삽입되지 못해 붕소가 역할을 하지 못한다.노심파괴→원자로 뚜껑이 날아가 산소가 공급돼 분해된 수소, 흑연이 폭발을 일으킨다.
극한 상황에서 결함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위로는 은폐했고, 이를 몰랐던 현장 관계자들은 테스트 도중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 것이다.물론 그 밖에도 보다 다양한 문제점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아무튼 드라마에서 이런 내용을 아주 잘 설명해준다. 학교 때도 관심 없던 물리를 다시 공부해보고 싶어진다.
사실 드라마 시작부터 얘기하지만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원전의 위험성이 아니다.거짓말의 대가는 무엇인가 거짓말을 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그것은 쌓여간다. 그러나 진실은 그 자리에 있다가 언젠가 그 빚을 갚게 된다는 것이다.
이 미드의 가장 큰 단점은 실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이 사건이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 어쩌면 아직 미래의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이 드라마를 보면 지식의 힘, 진정성의 의미, 그리고 무고한 시민의 희생 등…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드라마를 다 봐도 너무 여운이 많이 남아 이것저것 자료를 많이 찾아본 것 같다. 이 세상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그런 드라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드라마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