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온을 낮춘 다른 대형 화산과는 상반된 대기 작용

통가 해저 화산의 폭발 장면
지난 1월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해저화산 ‘흥가통가-흥가하파이’가 폭발했을 때 성층권에 막대한 양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이전 대형 화산 폭발 때와는 다른 대기 반응을 유발해 단기적으로 온난화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기상학자 홀거 베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상층 대기 측정용 기구를 이용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얻은 이 같은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사이언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통가 화산 폭발로 최소 50테라그램(Tg·1Tg=1조g)의 수증기가 성층권으로 직접 유입되면서 성층권의 수증기량을 평균 5% 이상 늘린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증기 급증이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의 역할을 해 지금까지 연구돼 온 대형 화산 폭발 때와는 다른 대기 반응을 유발했다고 제시했다.
화산이 폭발하면 대량의 가스와 재, 에어로졸(부유 미립자)을 내뿜는데, 특히 재나 황을 포함한 가스는 고도 10~50㎞의 성층권까지 유입되어 지구 기온을 낮추고 오존 파괴를 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때 지구 평균 기온이 1년 이상 0.6℃ 떨어진 것도 그런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성층권으로 유입되는 수증기는 화산에서 분출된 에어로졸에 의한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화산이 발원지가 아니었으며 이전 대형 화산 폭발 때도 이처럼 대량의 수증기가 유입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통가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서 5천만t 이상의 수증기가 유입돼 유발한 대기 충격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성층권은 냉각되고 지상 기온은 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효과는 성층권으로 유입돼 중력작용으로 이탈하는 화산 에어로졸이 유발하는 것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가 화산 폭발에 따른 기온 상승폭까지 제시하지는 못했다.

일본 기상 위성이 포착한 통가 화산 폭발 장면
베멜 박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자료를 이용한 앞선 연구에서는 성층권으로 유입된 수증기를 146Tg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위성사진이 상층 대기측정용 기구가 놓친 부분을 포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어쨌든 통가 화산 폭발은 최근 볼 수 없었던 규모로 이를 연구하는 것은 지구 대기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사회·환경·통가해저화산폭발 성층권 수증기 5% 늘려 온난화 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