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네이처지가 주목한 젊은 과학자 5명 중 1명, 심채경 과학자의 천문학+인생 에세이
인기가 많아서 리커버에도 나왔던 책이야. 나는 리커버 버전으로 봤는데 초판 표지가 더 천문천문(?)이면 좋을 것 같아. 리커버는 뭔가 너무 감성적인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문학이라는 말에 가슴이 뛰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천문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어 학부생 시절에 천문학 동아리에도 가입했지만 동아리원들이 별은 보지 않고 물리, 화학문제만 열심히 푸는 것을 보고 도망쳤다…. 하지만 내가 본 이 모습이 천문학의 진짜 모습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막연히 천문학자 하면 별을 바라보는 사람을 생각하기 쉽지만 심채경 과학자는 손을 내젓는다. ㅋㅋ 망원경은 원격으로 조종해 보고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수식 계산을 한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그럼 수학자잖아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단다.
거리와 각도, 시차를 설명하기 위해 칠판에 달라붙어 모두가 보고 있지만 아무도 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두 점을 칠판에 붙이고 돌아섰고, 이보다 흥미진진한 것은 없다는 표정으로 학생들을 바라보던 그 순간 무미건조한 중년 아저씨의 눈에서 반짝 소년이 지나갔다. 술이나 산해진미도 아니고 복권 당첨도 아닌데 그나마 아름다운 영주 씨를 만난 것도 아니고 그냥 연주의 시차. 지난 십여 년 동안 일년에 예닐곱 반에서 똑같은 설명을 했을 텐데 왜 연주의 시차 따위가 그 사람을 그렇게 즐겁게 하는지 너무 궁금했다. 1년 후, 저는 지구 과학 콘테스트에 참가하여 몇 개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 11페이지
과학자들이 천문학에 빠지게 된 계기인데 나도 비슷한 계기가 있다. 중학생 때 ㅋㅋㅋ 첫 시간에 앞머리에 뽕을 많이 넣고 와서 ‘전뽕’이라는 별명을 가진 국사 선생님이 오셨는데 그 선생님이 1시간 동안 조선의 모든 왕조를 알아보는 수업을 해주신 적이 있다. 내 앞뒤 옆에서 자고 있는데 나는 그 수업이 너무 재미있고 집중도가 좋아서 정말 푹 빠져서 들었어. 그때 생각했어 아 나 역사 좋아하네.ㅋㅋㅋㅋ 그리고 몇년후 나는 역사를 전공하게 된다.ㅋㅋㅋㅋ 당시 내 점수로는 사학과보다 높은 입회과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꾸준히 사학과를 하나만 지원했다. 그리고 입학하니 나보다 더 역사 덕후들이 많아서 내 성적은 엉망이 되었고.. 그렇게 나는 역사는 좋아하지만 역사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 되어 졸업하게 된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수상한 ‘검은 먼지’가 보고된 기록을 모아보니 백두산 화산분출추정연대와 비슷했다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받았을 때는 거의 눈물이 날 뻔했다. 실록 속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왕의 통치 기간만 조사하거나 자신의 출신 지역이 언급된 기록에 집중한 보고서에서는 애착이 느껴졌다. – 우주의 이해 과목 – 52페이지
과학자들이 잠시 학교에 있을 때 교양 과목을 강의하고 역사에서 볼 수 있는 천문 기록을 과제로 꼭 내 주셨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과제를 한 경험이 줄줄이 떠오른다 ㅋㅋㅋ 나는 실록에서 내 고향 역사 찾기라는 과제를 한 적이 있는데 광주는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고 광주 옆 나주를 배경으로 숙제를 했다. 놀란 점은 나주가 매사냥으로 유명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매ㅁ도 없고 곰탕만 있는데..ㅋㅋㅋ 아무튼 매가 많은 땅이었다는 게 신기했고 지금은 광주가 크지만 예전에는 나주가 더 컸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나주에 사는 사람이 잘 되면 고장이 승격되고, 못하면 고장 지위가 격하되는 것도 굉장히 신기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과학자 수업 수강생들도 나처럼 숙제를 재미있게 했을 것이다. 특히 과학자님이 감동받으신 검은 먼지를 보고 기록과 백두산 화산 분출 추정 연대의 연결을 찾은 보고서.. 저건 정말 제3자인 제가 봐도 감동적이고 머리가 좋습니다.(울음)
과학자들을 유명하게 만든 달 탐사 프로젝트와 관련한 에세이도 나오지만 우주에 나갈 때는 무엇보다 ‘행성 보호’가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우주에서 뭔가를 가져오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ㅋㅋㅋ 지구에서 반출하는 것도 중요해. 행성보호의 주요 내용은 탐사선 밖을 열심히 닦고 알코올로 소독하거나 열건조 처리를 하는 것. 그리고 참고로 달에 다녀온 아폴로 우주인들은 3주간 격리되었다는 ㅋㅋㅋ 사회적 거리두기를 미리 경험하는 클래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과학자분 유치원에 다니는 딸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는데 ㅋㅋ 친구가 화성으로 이사해서 우주선을 타고 멀리 못가니까 못보겠다고 슬퍼해서 너무 웃겼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단짠단짠처럼 웃음과 감동이 번갈아 나오는데 우리나라가 발견한 별에 ‘백두’와 ‘한라’라는 이름을 붙인 사례는 감동의 도가니였다. 백두와 한라의 이름만으로도 뿌듯하다.자부심이………
과학논문에서는 항상 저자를 우리라고 부르는데 연구는 인류의 대리자로서 하는 것이고 그 결과가 논문이기 때문에 여기서 우리는 논문의 공저자가 아니라 인류라는 설명으로도 제가 감동.
책이 마냥 좋았던 게 아니라 대부분의 에세이가 그렇듯이 이 책 역시 문장이 좀 난잡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또 에세이의 묘미가 아닐까 싶고…? ㅋㅋㅋ그렇다.
+
행성 연구자의 책답게 페이지 수 표시도 둥근 행성 안에 들어 있는 게 너무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