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 속 은하수의 중심 (2009년, NASA)
우주에서의 거리를 측정할 때 많이 쓰이는 잣대는 빛의 속도이다. 우주 어디에서나 같은 빛의 속도는 약 30만 km/s이다. 이 속도의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는 1광년으로 약 9조 4600만 km이다. 빛의 이동 거리라는 우주 불변의 숫자 자체는 우리가 길이와 시간의 단위로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의해서 바뀐다. 우주는 당연히 km를 모르고 지구라는 작은 행성이 태양이라는 별을 돌1년이라는 시간 개념에도 관심이 없다. 그래도 인간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슨 표준이 필요하니 우선 1광년은 9조 km라는 것을 기억한다. 우주에서의 거리를 표현할 때는 10의 제곱(Power of 10)을 쓰는 게 좋다. 우주처럼 상상에서 벗어날 정도로 큰 대상을 “조”,”경”,”솔루션”등의 단위로 일일이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름 외우는 것도 어렵고 말만 듣고 얼마나 클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주의 거대한 스케일은 10의 제곱을 사용하면 묘하게 단순하게 된다. 이는 10을 걸고 마법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10을 1회씩 때마다 그동안의 누적 배출량은 순식간에 10배나 증가한다. 이처럼 10배로 증가한 물량도 다시 10이 걸리면 바로 미미한 숫자가 되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지수 법(Exponent)가 가진 힘을 묘사하는 이야기에서 체스를 발명한 고대 인도의 발명가 세타의 일화가 있다. 체스가 마음에 드는 인도의 왕자가 세타에 상을 주라고 기원 하고 보라고 했다. 세타는 곡물 1알을 체스 판의 최초의 매스에 둔 뒤 다음의 마스터 플랜에 갈 때마다 2배씩 늘려서 달라고 요청했다. 곡물 한톨이 늘어도 얼마나 늘어날까 생각한 왕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2를 64번 반복하여 64번째의 매스에 둬야 할 곡물의 양은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2^64톨은 무려 2×10^19(2000경)톨이었다. 곡물 한톨을 0.01그램으로 하면 무려 2×10^11톤(2,000억톤)에 이르는 양이다. 오늘날 세계 곡물 생산량은 연간 약 30억톤이다. 인도의 왕자가 자국에서 생산한 모든 곡물을 징발했다고 해도 64번째의 매스는커녕 62번째의 송어도 충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거리를 왜곡하여 표현한 태양계 행성
10의 거듭 제곱으로 우주에서 몇몇 거리를 측정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1광년은 9조 km로 추측하면 1×10^13km이다. 우선 태양을 중심으로 한 행성의 거리 스케일은 1광년보다 작다. 태양에서 떨어진 거리는 수성의 경우 5.8×10^7km, 금성은 1.1×10^8km, 지구는 1.5×10^8km정도다.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1AU(Astronomical Unit)이라 부를 수도 있다. 외계 행성은 8승~9승 범위(화성 2.3×10^8, 목성 7.8×10^8, 토성 1.4×10^9, 덴노 별 2.9×10^9, 해왕성 4.5×10^9km)에 확산되고 있다. 해왕성까지의 거리는 지구까지의 거리의 30배 정도로 30AU로 표현하는 것도 있다. 지구의 지름은 12,756km로 1.3×10^9cm정도이다. 이를 손톱 만한 1.3cm크기로 줄이려면 10^9분 압축해야 한다. 태양계의 거리 전체를 이 비율로 줄이면 태양계의 상대적 비율을 짐작할 수 있는 값이 나온다.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1.5×10^-1km, 즉 150m로 줄어 해왕성까지의 거리는 4.5km이다. 과학 책에 지구를 1.3센티미터의 원 그린다면 태양에서 150미터 정도 떨어진 표시해야 비율이 정확하다는 뜻이다. 해왕성은 5.0센티미터의 원으로 그려서 태양으로부터 무려 4.5㎞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태양의 실제의 지름은 1.4×10^6km여서 1.4×10^-3km, 즉 1.4m의 원으로 그려야 한다. 이처럼 지수로 표현하자면, 상호 간의 크기를 비교하기 쉽게 늘리거나 줄이면서 관계를 어린 헤아릴 수도 편리하다. 지수의 힘은 해왕성을 떠나고 깊은 우주에 들어가면 더 강해진다. 태양계 내부 반경은 1.8×10^10km(121AU)정도다. 태양에서 4.5×10^9km(30AU) 떨어진 해왕성까지 거리의 4배나 되는 거대한 영역이다. 30AU와 50AU사이에는 카이퍼 벨트인 대역에 수백개의 왜소 행성(Dwarf Planet)이 분포한다. 이 중 하나인 명왕성은 달의 크기의 3분의 2으로 한때는 행성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유사한 친구가 꽤 많이 있는 것이 드러나면서 2006년에 그 지위를 상실했다. 태양계의 가장자리에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가 있다고 생각된다.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는 무려 2,000~100,000AU에 이른다. 100,000AU는 1.5×10^13km로 1×10^13km의 1광년 크기보다 다소 큰 값이다. 빛이 1년 이상 달리면 처음 오르트 구름이 흐려진 태양계의 끝에 들어가는 것이다. 빛이 태양계를 빠져서 날아간다면 4.2광년(4×10^13km) 떨어진 곳에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로키시마·센터 우리를 만나게 된다. 그리스 신화 속의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말인 반인 반광 괴물 켄타우르스(Centaurus)별자리에 있는 적색 왜성이다. 고대부터 사람들은 리길(Rigil, 아랍어로 다리(Leg)라는 의미)센타우루스 A, B의 이중성을 관측했다. 그러나 바로 그 옆의 지구에 가까운 프로키시마셍타ー우리은 매우 작은 항성에서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1915년에 발견됐다. 당시 영어식 표현에 의해서 새롭게 발견된 별은 센터 우루 스에 가깝다는 뜻에서 프로키시마·센터 우리(Proxima Centauri)로 불렸다. 2017년 다른 별의 이름이 옛날의 명명 법에 의해서 물리로 바뀌었지만 프로키시마셍타우리이라는 이름은 변경 없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의 명칭으로 지금까지 불린다. 프로키시마·센터 우리는 SF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무대였다. 프로키시마·센터 우리를 지나 그 다음에 가까운 별은 시리우스로 지구에서 8.6광년(8×10^13km) 떨어지고 있다. 우리 주변의 10광년(1×10^14km)사이에는 이런 별이 15개 정도 있다. 우리 은하의 직경은 10만광년(1×10^18km)이나 된다, 그 안에는 무려 4천억개의 별이 있다고 추정된다.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는 250만광년(2.5×10^19km) 떨어졌으며 지름은 22만광년(2×10^18km)이다. 그 중에는 1조개(1×10^12개)의 항성이 있다고 추정된다. 현재 관측 가능한 전 우주의 크기는 930억광년(1×10^24km)이며 그 속에는 약 2조개(2×10^12개)의 은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은하마다 각각 다르지만 하나의 은하에는 평균 천 억개(1×10^11개)의 별이 있다고 본다. 이런 기술 중 10의 거듭 제곱의 효용성은 잘 드러난다. 우주라는 상상할 수 없는 크기도 직경 10^24km라는 단순한 숫자로 표현되고 그 안의 별의 총 개수도 2×10^23개(1×10^11x2x10^12)이란 숫자에서 대부분 어린 보인다. 우주가 이런 단순한 자연수에서 기술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2억 3천만 광년 너머 수백만 년간 진행되는 은하 충돌 (헤르클레스 별자리) (2019년 허블 망원경)
우주의 크기는 10^24km에 불과하지만 현실에 돌아오면 그 방대함에 좌절하게 된다. 인간이 만든 비행체가 기록한 가장 빠른 속도는 2021년 태양 표면 8.5×10^6km까지 접근한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SP:Parker Solar Probe)가 기록한 초속 163km(시속 59만 km, 1년 5.2×10^9km)이다. 파커는 금성 중력의 도움으로 스윙 바이 해서 이런 빠른 스피드를 얻었다. 파커 이전의 비행기는 파카만큼 빠르지 않았다. 06년 발사된 명왕성 탐사선인 뉴 호라이즌호가 기록한 당시의 최고 속도는 초속 16㎞, 시속 5.8만 정도였다. 뉴 호라이즌은 9년 6개월간 평균 초속 14킬로미터의 속도로 착실하게 날고, 6×10^9㎞정도 떨어진 명왕성에 도달했다. 1.5×10^8km의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 60배에 이르는 거리였다. 뉴 호라이즌 이전 가장 빨랐던 1969년 아폴로 10호의 속도는 초속 11㎞, 시속 4.0만㎞였다. 뉴 호라이즌이 이 10년간 10^9km를 날아간 속도로 전진하다가는 태양계의 끝인 10^13km까지 10^5년(10만년)이 걸린다. 근처의 프로키시마·센터 우리까지의 거리 4×10^13km를 날려면, 4×10^5년(40만년)이 필요하다. 2.5×10^19km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가려면 2.5×10^11년(2500억년)이 걸린다. 우리 태양계의 나이가 46억년에 우주의 연령이 138억년이라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에 가겠다는 꿈도 정말 꿈 같다.
보이저 1호 위치 (2014년, NASA)
인간이 만든 물체에서 실제로 가장 멀리까지 간 것은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에서 초속 15km로 날아 지금 약 2.3×10^10km까지 가고 있다. 태양계 내부 반경을 벗어나고, 오르트 구름의 입구에 들어섰다. 보이저 2호도 1.2×10^10km까지 도달했고 그 뒤를 쫓고 있다. 도중에 암석 덩어리에 부딪히지 않는다면 그들은 아마 10만년 후에 오르트 구름을 헤치고 태양계의 끝에 이를 것이다. 우주의 거리를 상상하는 것은 우리를 겸허하게 한다. 그리고 현실에서 닿지 않는 거리를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계산하는 수학이란 도구의 유용함을 새삼 일깨운다. 태양계의 끝인 10^13km의 저편에 있는 다른 별 주변에는 어떤 세계가 있을까. 과연 생명체는 존재하는 것일까. 숫자의 아름다움이 언젠가 우리에게 그 사실을 확인시킬지 모른다.
미국에서 펼쳐진 또 하나의 탐험 이야기입니다.미국의 탄생: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의 상세 정보를 제공합니다.search.shopping.naver.com미국의 탄생: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의 상세 정보를 제공합니다.search.shopping.naver.com미국의 탄생: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의 상세 정보를 제공합니다.search.shopping.naver.com미국의 탄생: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의 상세 정보를 제공합니다.search.shoppi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