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 몇몇 잠언들 인생드라마 미드

미드 Lost 인생 드라마에 등장한다.Maverick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개의 시즌 동안 총 121편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미국 드라마 lost를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마지막 시즌이 끝난 지 10년이 지났고 미드의 본좌격인 드라마라 제가 한마디 올리는 것도 너무 늦었죠. 그런데요. 그런데 뜻밖에도 이 드라마에 대한 질 높은 시청기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쓰냐고요? 네, 쓰려고요. 우선 이 드라마는 9월 30일부로 넷플릭스에서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합니다. 정말 쓸 생각이 있었거든요. 이 드라마는 매우 유식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지적 호기심이 쓸데없이 많은 제 욕심을 강하게 자극하곤 했습니다. 인류학과 종교학, 물리학과 철학을 차용한 설정과 대사들이 무수히 나왔거든요.

일단 넷플릭스로 종료하기 때문에 빨리 시즌6의 남은 에피소드를 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하루에 1시간 정도 사용하는데 실내 사이클을 1시간 남짓 타면서 보면 일거양득이에요. 영어공부와 지루하지 않은 운동과 드라마 시청이라는 오락까지. 그래서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무인도 생존기 ‘Lost’, DVD를 사야 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로 종료되는 건 몰라도 나중에 DVD 등을 구입해서 다시 보고 논문을 쓰고 싶어요. 이 드라마의 서사와 인류학의 고전인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함께 인용하여 교차하는 형식의 논문을요. 분명히 써야 할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드라마를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나만의 환경까지 해석의 대상으로 공개해야 할지도 모른다.

제가 처음 드라마를 알게 된 때는 10년 전이었어요. 그때 단번에 정리해봤어요. 그리고 파일 공유 사이트를 통해 내려받아 보다가 흐지부지됐고, 5년 전 넷플릭스에서 남은 시즌을 정리해보고 세 번째를 보게 된 거죠. 10년 동안 3번 시청했네요. 이 정도면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 인생 1등 드라마라고 해도 되겠죠?

우선 제가 이 드라마를 세 번째로 봤을 때의 나라는 사람은 과거의 실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룸미러 증후군’에 휩싸였던 사람이었습니다. 현재의 불행이 과거로부터 기인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얼마나 옭아매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이 드라마의 많은 주인공들도 무인도에서 살아가기 위해 하는 행동은 과거의 자신을 버리지 못한 트라우마에서 기인합니다. 캐릭터마다 주어진 회상 장면의 규모만으로도 훌륭합니다.

에반젤린 릴리, 극중 케이트. 회상 장면의 최고 분량을 할애한 B급 여성으로 분했다. 2019년 이 드라마에서 과도한 선정적 연기가 있었다고 미투했다.

또한 이 드라마를 떠나 유명한 사람들이 반복된 실수와 기행 또는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례를 실제로 목격하게 되면서 드라마 시청과 동시에 본인, 매버릭은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The Cost’ 기억에 남은 대사 불완전한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실수도 기행도 잘못도 죄도 짓는 게 인간입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런 불완전성을 해결하지 못한 채 남은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대가(“The Cost”)를 나중에 받게 됩니다. 운명이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해결하지 못한 부정적 요소를 몸에 지니고 살다가 나중에 다시 비슷한 상황에서 유전자처럼 튀어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드라마 ‘Lost’의 많은 주인공이 그렇습니다.

디아다스의 리더 벤자민 라이너스/가장 과대평가된 인격의 소유자로 연기했다.

죄는 벌을 받아야 하고 실수와 잘못은 성찰하면 됩니다. 그냥 진심으로요.그리고 변화해야 합니다. 착하고 올바른 선택을 함으로써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뢰라는 심리기제는 굉장히 필요합니다. 그런데 또 그 ‘믿음’이라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 알레르기와 같은 종교적 신념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신뢰를 갖기도 어렵습니다.

김윤진의 눈빛이 익숙한 건 자꾸 보니까 / 불륜을 저지른 과거에 많이 얽매여있던 캐릭터

그래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위대한 ‘믿음(종교적 믿음이 아니라 자신감이나 자존심 같은 류의 것)’이 필요한 것이고, 그 믿음은 옳거나 선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며, 선택의 대가가 비록 부당해 보일지라도 끝까지 자신의 신념대로 해내는 것입니다.

사실 이 위의 문장이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역사를 표현하는 말이었고 때로는 저 말을 필두로 인간 두뇌와 사고의 확증 편향이 근대 제국주의 시대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며 드라마 속 제이콥과 쌍둥이 형제(극 중 불멸의 존재에 가까운)가 먼 바다의 상선(제국주의 시대의 배들)을 보며 주고받는 대사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드라마의 모든 설정과 캐릭터와 대사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변주한다고 생각합니다. 잭(매튜 폭스)이든 선(김윤진)이든 시간여행이든 괴물에게 희생되든 디아다스와 생존자의 싸움이든 달마 기지든 모든 이야기는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것’의 무한 변주라고 생각합니다.

이 원형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드라마는 인류학과 종교, 물리학과 철학의 다양한 상징을 차용하여 설정을 넣습니다. 록과 잭의 대립은 과학과 종교 또는 이성과 감성의 대립입니다. 시즌 전체를 통틀어 말입니다. ‘나를 믿어주길 바랬다’고 서로가 말하는 설정도 세밀하게 포착했다고 합니다. 록과 벤의 대립은 근대 철학의 카테고리(하필 이름에서 존 록이다)에서 심화된 실존 이야기를 합니다. 다르마 이니셔티브의 실험과 디아다스와 생존자의 분쟁에서 ‘인간다움’의 시도는 인류학에서 논의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후반 시리즈로 시간이동을 하는 것은 물리학에서 해석하는 ‘새롭게 인간 보기’의 그것입니다. 제이콥과 후보자 또는 록과의 대립은 역시 근대 철학과 대립해온 종교를 떠올리게 하거든요. 아! 데스몬드가 슈뢰딩거 고양이가 되는 장면은 저도 처음에 궁금했어요. 해치에서 108분마다 숫자를 넣는 장면은 기독교적 세계관 그 자체입니다. 주인공들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설명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불완전한 인간인 우리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뭘 해도 불완전하니까 그저 그런 인생이라고 자조하면서 우리 인생을 흘러가는 대로 놔둘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바르고 선한 선택과 그에 따른 언행을 하며 살아갑니까? 과거의 잘못과 부정성에 사로잡혀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과거의 나보다 나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그런데 말이죠. 깨달음은 그곳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바로 지금 이 시간에도 내 안에서는 자조와 룸미러 증후군과 부정성과 잘못된 유전자가, 밖에서는 그리고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이 ‘공격’을 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안정과 습관과 본능에 침식된 부정성을 가진 나 자신과 비범을 비난하고 질투하는 평범한 99%가 우리를 끌어내리려는 노력을 결코 좌시하지 마십시오.기적을 믿어주세요. 비범한 영웅이 될 거예요.Maverick 자신을 굳게 믿고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비난에 굴복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최선을 다해 올바른 선택과 말과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세요. 설령 다시 미끄러져 좌절한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됩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서 부정성을 극복하세요. 그 노력이 쌓여서 우리를 비범한 영웅으로 만듭니다.

로스트에서 여의사 줄리엣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 미첼. 드라마 속 눈빛에 반했어.이 드라마가 여러가지 오락요소 아 맞다. 저는 디아다스의 여의사 줄리엣의 눈빛에 반했대요. 김윤진 씨의 극중 서사로운 감정과 갈등도 공감했습니다. 여러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도 나중에 공부하겠다고 했는데 무엇보다 제게 깊은 감명을 준 것은 바로 위와 같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가. 라는 점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서 저는 ‘룸미러 증후군’을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목표도 갖게 됐고, 극 중 숨겨진 여러 설정을 찾아내 제 자신의 지성에 놀라기도 했죠.(플렉스). 어떻게 인생 드라마이자 최애 드라마가 아닐까요. 운동을 하면서 봤던 드라마이다 보니 순간순간 떠오른 영감을 이 글에 다 내지 못한 아쉬움만 남습니다.

그럼 이제 뭐 시청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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