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고,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는데 결국 저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우리 강아지는 2021년 5월 16일(증상 발견 및 수술일) 현재 만 5세 비숑프리제 여아입니다. 평소 어느 강아지보다 활발하고 건강했기 때문에 ‘자궁축농증’이라는 큰 질병으로 병원을 찾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직 몇 줄도 쓰지 않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고 죄책감이 들지만.. 그래도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한 모든 반려인을 위해 꾹 참고 한자 한자를 써갑니다.
-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는 뭐니 해도 설명하기 어렵네요. 구름이가 아파할까 봐 그런 적도 있고 구름이의 의사를 정확히 알 수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수술을 시킨다는 것에 죄책감(+거부감)도 있었습니다. 강사 같은 카페에서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여아는 자궁축농증이나 유선종양에 매우 취약하다는 정보를 이미 예전에 보고 알고 있었고 자주 가는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애써 무시했습니다. 우리 구름이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건강하고 활발한 아이가 그런 병에 걸릴 리가 없다. 라고 합리화하면서 말이죠.
- 따지고 보면 처음 구름이를 데려왔을 때도 구름 의사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우리 가족의 의사로 데려왔는데. 그래도 구름 때문에 저렇게 생각하면 저도 참 위선적인 사람이네요. 근데 어쩔 수 없죠. 저는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굳게 믿었고 결과가 나빴지만 어쨌든 그런 결정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 자궁축농증 증상 인터넷에 자궁축농증 증상을 검색해보면 생식기에서 냄새나는 고름(삼출물)이 나오고 물을 많이 마셔 식욕이 저하되고 열이 난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 구름은 생식기에서 고름이 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심지어 고름에서 냄새도 나지 않았어요. 고름의 양이 적다면 우리는 구름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름이가 며칠 전부터 발정 증상(마운트, 구석으로 들어가서 숨는 등)을 보여서 그냥 발정이 왔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어쨌든 자궁축농증의 증상은 개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자궁축농증이다!’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의심해도 무조건 병원에 데려가 주세요. 자궁축농증은 자칫하면 정말 큰 질병(복막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병세가 조금이라도 적을 때 데려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증상 발견 & 동물병원으로 가는 증상(생식기에서 고름이 나옴)을 발견한 것은 2021년 5월 16일 아침이었습니다. 꼬리털에 뭔가 노란 것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설사를 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설사는 아니었어요. 냄새도 나지 않았고 젤리 같은 촉감이 마치 가래와 비슷했습니다.
아래는 당시 찍은 사진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비위생적인 사진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여유가 없어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네요. 실제로는 저것보다 심했는데.. 생식기에서 고름이 나와서 한참 안고 있어도 옷에 고름이 많이 묻을 정도였어요. 정말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어서 바로 자주 가는 동물병원 원장님께 연락드렸어요. 여쭤보니 생식기에서 고름이 나올 정도면 자궁 축농증이 거의 확실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쉬는 날(당시 일요일이었다)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구름이를 데리고 병원에 오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동물병원 원장님께 제대로 감사인사도 못드렸네요. 다음 방문 때 제대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ω; ))
혹시 모르니까 한 줄 적으면… 원장님 개인번호는 알려드릴 수 없어요.자궁축농증이 의심된다면 다른 생각 없이 자주 가는 동물병원이나 24시간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세요.
4. 자궁축농증 수술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구름 상태를 보자마자 원장선생님이 ‘이건 자궁축농증이다’라고 진단해 주셨습니다. 그래도 만약을 위해 간단한 검진을 했는데 초음파 검사를 하니 일자 무식의 제 눈에도 자궁이 눈에 띄게 커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다행히 상태가 심각할 정도는 아니고 나름 초기에 잘 발견했다고 수술만 하면 괜찮아진다고 해 주셔서 조금 안심이 됩니다.
덧붙여서 자궁 축농증은 개방형과 폐쇄형의 2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개방형은 말 그대로 고름이 생식기로 흘러나오는 형태이고 폐쇄형은 고름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자궁 속에 쌓이는 형태라고 합니다. 그래서 배가 임신한 강아지처럼 부풀어 오른대요.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이 이렇게 마음에 와닿을 때가 있었을까요? 저희 구름은 개방형이라 다른 증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른 진단이 가능했습니다.
수술은 아침 10시 반경에 시작되어 1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수술이 끝나자마자 원장 선생님이 구름 사진과 수술 부위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수술이 끝나고 회복 중인 구름 수술 부위 사진도 올릴까 고민했는데 올리지 않으려고요. 네이버에 자궁축농증 치면 많이 나오는 사진이기도 하고 솔직히 좀 혐오스러운 사진이기도 합니다.(´;ω; ))
5. 수술 후 회복 5.1. 입원, 식사, 목카라
수술 다음날까지는 병원에 입원해 있었어요. 회복 속도에 따라 입원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정말 다행히 구름이는 회복 속도가 상당히 빨라서 빨리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퇴원할 때 몸무게를 쟀는데 3.5kg이었어요. 입원 전에는 4kg 정도였습니다만, 며칠 만에 500g이 빠져 버렸습니다.수의사 선생님은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수술 후 일주일 정도는 사료 위에 고기를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체중을 되돌리는 것이 좋다고 해서 쇠고기 좋은 것을 사 먹였습니다.(웃음)
(+ 참고로 중성화 수술 후에는 대체로 식욕이 좋아지는 편이라고 합니다. 드물게 식욕이 너무 좋아져서 밥그릇 앞에서 울부짖거나 난리를 치는 아이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다이어트 사료를 사서 먹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저희는 수술 후에 넥칼라를 씌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넥칼라를 알아보고 있는데 원장님이 넥칼라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 수술 부위를 굉장히 핥을 때가 아닌 한 목덜미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목카라 착용 여부는 병원 방침 및 강아지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5.2) 수술 흉터
수술 후 1주일 정도는 산책을 다닐 수 없어서 서둘러 애견용 유모차를 사서 태우고 있었습니다. 저 견모차는 스타필드 모리스펫샵에서 6만원에 구입했는데 가성비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에 시간되면 유모차 리뷰만 따로 올려볼게요.(웃음)
산책 네이버에서 여아 중성화 수술을 검색해보니 2주 이상 산책을 가지 못했다는 후기도 있어 정말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수술 일주일이 되는 날부터 짧은 산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산책은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동물병원에서 먼저 산책을 권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