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초에 일하고 있을 때, 갑자기 흉통이 엄습했다. 올 한 해 동안 비특이적으로 왼쪽 가슴 부분이 찌릿찌릿한 것 같은 통증이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겨울에 추위가 춥다고 걸었는데, 그런 일이 드물었기 때문에 계속 신경 써왔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3월, 6월에 활동 중이 아니라 나이트 퇴근 후 자기 전에 각각 그랬고 최근에는 출근해 일하는 동안 가슴 통증이 있었다. 그러나 다시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 불쾌하고 신경 쓰이는 정도로 30분가량 지속되다 오후에도 또 한번 그런 일이 있어 검사를 해봐야 하나 싶었다. 이렇게 오래 아픈 가슴 아픈게 정말 생전 처음이라 더 걱정이 되었다.
실은 6월에 갑자기 급성 질환으로 혼자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되어, (조금 알기 쉬운 것이 병으로, 간호사로서의 건강 걱정증이기도 한 것 같아) 읍내의 심장내과에서 진찰해 EKG도 찍어 보았다. 검사 결과 특이성은 없었고 이때 의사로부터 기저질환이 없어도 스트레스나 신체적 컨디션에 따라 같은 부하라도 역치가 낮아져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생활습관이나 통증, 위치상위경련, 역류성식도염 등 소화기계 질환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주변의 선생님들의 조언을 듣고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진료를 하게 됐다. 순환기내과의 특성상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자는 중장년층이 많아 나처럼 20대 환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진료를 기다리면서 주변 환자의 군층을 보면서 솔직히 조금 불안감이 컸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어쨌든 진료실에 들어와서 최근 1년간 있었던 흉통 발현 양상과 가장 최근에서 길었던 흉통을 이야기했다. 선생님도 심근경색이나 관상동맥질환 등 급성기 급한 병이면 일을 못할 정도(심한 통증으로 쓰러지거나 호흡곤란이 병행될 수 있기 때문)였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것 같고 기저질환도 없고 너무 어려서 검사해도 별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다. 그래도 부정맥, 불안정 협심증을 염두에 두고 심장전도검사 EKG와 운동부하검사 Treadmill test를 해보자고 하셨다. 진료 다음 주에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각각 검사를 예약하고 검사일 다음 날 외래 진료를 다시 하기로 했다.
EKG는 말 그대로 간단하게 침대에 누워 검사전극을 붙여 검사했고 운동부하 검사는 좀 까다로웠다. 수술 전 3시간 단식(물은 제외)하고 검사용 트레이닝밀(러닝머신 같은)에 쓰는 실내용 운동화와 덴탈마스크를 가져갔다. 환자복을 입고 상체에 심전도 전극을 달고 한쪽 팔에는 혈압을 잴 수 있는 혈압계 커프를 두른 채 천천히 트레드밀을 작동시켰다. 낮은 경사에서 높은 경사로, 점점 높은 속도로 테스트하면서 실시간으로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했고 중간중간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계속 질문해 주셨다. 시험이 끝나고 테스트 직전 혈압으로 돌아올 때까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운동부하검사 판독결과는 현장에서 알리지 않고 외래진료를 하면서 교수님께서 직접 설명해 주신다고 하셨다.
다음날외래.나도웃으면서들어가고교수님도웃으면서반겨주셨다. 예상대로 건강하고 특이한 심전도 움직임도 없다. 교수님은 걱정하지 말라고 수고했다고 진료를 마무리했다. 검사를 하고 진료를 받기까지 나도 속은 반반이었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근데 모르잖아 혼자 살고 있고, 보호자도 멀리 떨어져 있고. 미루다가 나중에 큰일나기보다 지금 조금 귀찮더라도 직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시간도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들면서 자신의 건강 상태와 문제에 직면하는 것을 연말로 확실히 했다. 통증 때문에 일상을 놓치고 싶지도 않고 주위의 걱정을 끼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11월은 정말 나에게 도전적이고 힘들었던 선생님과 함께 일했던 시기여서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다. 주위의 친구들 중에 나처럼 흉통을 경험한 경우는 없었지만..혹시나 20대에 나처럼 가슴앓이를 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짧은 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