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가장자리 모습은? 3D 지도에서 보는 태양계

  1. 태양계의 개념도. (출전 : MARKGARLICK / SCIENCEPHOTOLIBRARYvia Getty Images)

태양계의 가장자리 모습은? 3D 지도에서 보는 태양계

태양계의 맨 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구는 태양계 끝에서 여섯 번째 행성이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행성은 이 춥고 삭막한 태양계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다양한 우주선을 그곳으로 날려왔다. 그래서 우리는 태양계의 인연이 과연 어떤 풍경인지, 어떤 모양인지 알았을까?

답은 네지만 아직 더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조사 중이다. 최근 개발된 3D 지도 제작법으로 태양계 끝의 3D 지도를 만드는 데만 13년이 걸렸다. 그러나 그 작업 중 외부 태양권이라 불리는 이 신비로운 경계에 대한 몇 가지 비밀이 더욱 드러났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우주과학연구원이자 3D 지도 연구를 수행한 팀장인 댄 라이젠펠트의 설명에 따르면 외부 태양권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하전입자의 흐름인 태양풍이 태양계 너머 성간방사에 의해 ‘저지되는’ 공간 영역을 가리킨다. 즉 태양에서 나오는 물질인 태양풍의 압력과 성간 입자의 압력이 같아지는 영역으로 이 경계 밖에는 태양풍 입자가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태양계의 경계라고 불린다. 따라서 이 경계 안쪽 영역을 태양권 계면, 즉 헬리오포스라고 정의한다.

태양권 계면은 태양계를 감싸는 거품과 같은 것으로 가장 먼 행성인 해왕성 너머까지 퍼져 있다. 태양풍이 성간 물질과 성간 자기장에 부딪혀 급격히 낮아지는 경계를 ‘말단 충격(Termination Shock)’이라고 하며, 이 말단 충격과 태양권 계면 사이의 영역을 태양권 커버(헬리오시스)라고 한다. 바로 태양계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2. 태양계의 개념도. 태양권 계면은 태양계를 감싸는 거품과 같은 것으로 가장 먼 행성인 해왕성 너머까지 퍼져 있다.

인류는 1977년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1호가 성간 공간에 진입한 2012년 처음으로 태양계 바깥쪽 끝을 엿볼 수 있었다. 보이저 2호는 2018년 보이저 1호와 다른 방향으로 역시 성간 공간에 진입했다.

칼텍(캘리포니아공대) NASA 제트추진연구소에 따르면 과학장비 외에도 바흐, 루이 암스트롱, 혹등고래 노래 등을 수록한 황금 레코드를 장착한 보이저 1, 2호는 성간 공간 상황을 지구로 전송했는데 그곳에는 태양 입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한편 성간방사의 상당 부분 증가했다고 알려왔다.

NASA에 따르면 2008년 발사된 버스 타이어 크기의 성간 경계 탐사선(IBEX: Interstellar Boundary Explorer)을 사용해 3D 지도에 대한 측정치를 수집했다. ibex는 벼랑 끝에 자주 타는 산악 염소를 가리키는데, 이 탐사선은 산악 염소보다 박쥐에 가깝다. 박쥐가 음파를 발사해 사물과의 거리를 측정하듯, Ibex는 초음파처럼 태양계 끝으로 날아오는 입자를 관측해 헬리오포스의 범위와 거리를 알 수 있다.

태양풍이 헬리오시스 성간물질과 상호작용하면 고에너지 중성원자(ENA)를 만드는데 IBEX는 이 ENA를 탐지할 수 있다. 라이젠펠트 연구팀은 이 NASA의 IBEX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헬리오시스에서 날아오는 입자를 검사하고 3차원 지도를 만들었다.

태양이 내뿜는 태양풍은 주기에 따라 강약이 있다. 26년 뒤 돌아오는 ENA 신호는 태양풍의 강약과 같은 패턴을 볼 수 있다. 그 시간차를 이용하여 ENA가 발생하는 영역까지의 거리를 조사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09~2019년까지 태양활동 1주기 분량의 데이터를 사용해 태양계 3차원 지도를 만들었다.

새로운 3D 지도는 태양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태양과 행성이 있는 내부층은 대략 구형이며 모든 방향으로 약 90AU(천문단위)로 확장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천문 단위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로 약 1억 5천만 km이다. 참고로 태양에서 해왕성까지의 거리는 30 천문단위 정도이다.

댄 라이젠펠트에 따르면 외층은 훨씬 비대칭이다. 이유는 태양이 태양계 온 가족을 데리고 은하의 가장자리를 초속 200km로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이 우주복사와 부딪치면서 진행하는 방향의 외부 태양권은 약 110AU 확장되는데, 그 후방인 반대 방향에서는 훨씬 확장돼 최소 350AU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고정된 경계가 아니라 태양 활동에 따라 달라지는 역동적인 경계다.

태양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NASA는 2025년 성간 매핑 및 가속도 탐사선(IMAP)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IMAP은 태양계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태양풍과 태양계 우주복사의 상호작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신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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