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쇼맨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리뷰 –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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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6일(수) 오후 7시 30분 #국립천동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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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데이마트 임시 매니저는 자주 찾는 놀이공원에서 원숭이 인형 탈을 쓴 사람을 무심코 찍으며 자신이 전문 사진작가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팁을 주기 싫어서 한 거짓말이지만 뜻밖에도 원숭이 탈을 쓰고 있던 노인은 수아에게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의뢰하고 수아는 그냥 돈인 줄 알고 받아들입니다.

네브라라는 이 노인은 의상과 소품까지 준비해 자신의 삶을 철저히 묘사합니다.그 과정에서 수아는 네브라가 한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 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무서운 살인광 대역이었던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기뻐하는 듯한 노인이 수아는 끔찍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왠지 공감하기 시작합니다.분명히 그는 끔찍한 일을 했다, 자기와는 전혀 다른 사람인데.

뮤지컬 쇼맨은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의 요구에 맞춰 움직이던 개인이 얼마나 무서운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덕분에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함이 떠올랐어요.

홀로코스트와 같은 무서운 악행은 특정 악당이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의 손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수아는 처음에 그런 네브라를 아주 쉽게 비난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네브라와 자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쉽게 평가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관객인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돈’이 독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네브라와는 조금 달라 보일 뿐입니다.

‘내 몫은 내가 챙기는 게 현명한 거야’라고 충고하는 세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어느 정도 속물 근성은 당연한 거라고, 어느 정도 요령을 터득하는 건 똑똑한 일이라고 그렇게 믿고 사는 거잖아요.

수아는 매니저 자리를 노리고 미토스 흉내조차 내려고 합니다.현실의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히틀러의 선동 방식, 괴벨스의 홍보 방식은 확실히 악질이지만 그래도 배울 점이 있다는 서적이 서점에는 잔뜩 놓여 있거든요.

가족들에게 마을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던 그렇게 사랑받았던 어린 시절처럼

그리고 그런 네브라를 들여다볼수록 수아는 점점 그에 대해 함부로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악당이라고 하기에는 네브라 개인은 착하고 희생자라고 하기에는 네브라 개인이 선택한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은 함부로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잘 모르면서 함부로 누군가를 칭찬해도, 잘 모르면서 함부로 누군가를 비난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그 결과의 몫은 결국 개인이 지게 되니까요.

6명의 배우 6명의 밴드, 심플한 구성인데도 적재적소에서 조명을 활용해줘서 무대가 하나도 지루하게 느껴졌어요.

게다가 배우분들은 한 분도 빼놓지 않고 정말 생생한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아홉 살 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정말 열연을 펼쳐준 배우 강겸 씨와 그런 네브라를 답답해하면서도 어느새 공감하기 시작하는 수아를 잘 그려주신 배우 정은선 씨!

정말 행복하게 감상한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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