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 검사를 마치고 집에 가기 전에 특별히 전이 양상이 보이지 않으면 연락이 따로 없으니, 그렇다면 수술 전까지 연락이 없으면 그냥 CT상으로도 괜찮으니 안심하면 되냐고 간호사 선생님께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CT 결과가 좋지 않으면 추가로 연락이 간다고 했다 다행이다.나 같은 경우는 수술 전까지 따로 연락이 없었다. CT상에서 별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수술 전 검사까지 마치고 뭘 했냐면 각종 보험금을 받았다.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보통 갑상선암 보험금은 수술까지 마친 후에 의사의 최종 진단서를 가지고 보험금이 지급된다.하지만 내 경우에는 보험약관을 살펴보면 질병코드가 기재된 진단서와 조직검사 결과로 암 진단을 판단해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되어 있어서 보험금을 바로 신청했다.의심진단서라도 질병코드 C73은 당연히 기재되어 있었고, 나의 조직검사 결과에는 ‘Papillary Thyroid carcinoma’라고 기재되어 있었다.뒤의 두 단어는 갑상선암(갑상선암)을 뜻한다. 처음에는 앞에 붙은 Papillary는 ‘잠재적’이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이는 ‘유두형의’이라는 뜻이었다. 결국 그냥 갑상선 유두암이라는 뜻이다. 모두에게 이런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보통은 앞에 ‘잠재적’이라는 뜻의 단어가 붙은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모로 나는 수술을 받지 않았고 의심진단서일 뿐 조직검사상에서 이미 갑상선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삼성화재는 즉시 보험금이 지급됐지만 우체국보험은 최종 확진서가 필요하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전화해 설명하고 약관상으로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며 지급을 요청하자 다시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지급됐다. 중간에 이것저것 화를 냈지만 어쨌든 예정대로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최근 보험에 가입하신 분들은 약관을 살펴보면 확정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약관에 명시돼 있는데 제가 가입할 때만 해도 그런 일이 따로 없었다. 또 보험약관의 경우에는 해석이 애매한 경우 작성자 불이익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도록 돼 있다(이는 최근의 보험도 마찬가지).
어쨌든 이제 행정적인 절차는 다 마친 것 같지만 여전히 큰 고비가 남아 있다.아내는 함께 살고 장인어른, 장모님도 육아를 도와주셔서 수시로 우리 집에 가셔서 미리 말씀드렸지만 정작 제 동생과 부모님께는 얘기를 못했다. 우리 엄마 성격상 걱정이 정말 많은 편인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우선 동생에게만 전화로 설명했다. 동생도 많이 놀라는 눈치였다. 전화로 우는 것을 참는 소리가 들어왔으니까…내 감정을 진정시키는 것도 힘들었지만 동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힘들었다. 우선 동생도 빨리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해보도록 해야 한다.유두암의 경우 유전적 요인이 비교적 적다고는 하지만 생활습관, 식습관이 비슷한 가족이 함께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았다.
동생의 경우 그렇게 먼저 안심시키고 부모님께는 내가 직접 설명할 테니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1월 1일 설 명절을 맞아 아들과 함께 부모님 집을 방문해 설명했다. 어떤 사실을 다 말씀드린 게 아니라 갑상선에 결절이 있는데 이게 커져서 암으로 변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하기 때문에 절제하려고 합니다. 이 정도로 말씀드린 거짓말도 아니고… 그리고 대개 수술 후에도 그냥 결절이라고만 말씀드릴 생각이었다. 암 얘기는 따로 하지 마.그런데 이 얘기 듣자마자 엄마 말씀이 ‘갑상선 결절 그게 그렇게 심각해?’ 나도 여기 있다는데. 23일에 나도 검사 받으러 가야해.”음…아마 곧 모든 사실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동생에게도 설명을 한 방법이지만 갑상선암을 정말 가까운 가족들에게 알릴 때는 우리가 잘 아는 연예인의 예를 드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이미 갑상선암이 발견돼 수술을 진행한 연예인은 부지기수지만 허각, 엄정화, 박소담, 오윤아, 차지연, 이문세 등이 있다.가장 최근에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박소담 씨도 갑상선암이다.예를 들면 좋은 게 가수 이문세님인데 이문세님은 갑상선암 수술 후 다시 재발해서 두 번 수술을 했다. 내가 알기로는 재발 소식을 공연 도중에 들었고 급하지 않다면 공연 후에 받겠다고 미룬 뒤 두 번째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나마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 성대 쪽으로 불고 있는 암세포는 제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OBS 독특한 연예뉴스 조영수 기자] 가수 이문세가 갑상선암 투병 중 성대 쪽 암을 제외하고 수술했다고 밝혔다. OBS ‘독특한 연예뉴스'(기획·연출·감수 윤경철, 작가 박은경·김현선)가 더 건강한 스타의 삶을 위엔.news.naver.com 암이니까 좋을 리가 없고 가족에게 알리기는 정말 힘들다.하지만 이렇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연예인/유명인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 조금이라도 걱정이 덜하지 않을까 싶어 설명해본다.
- 연예인들의 갑상선암을 검색해보면 엄정화, 오윤아 같은 분들은 어느 시기에 어떤 작품/어떤 이유로 힘들 때 갑상선암에 걸린 것 같다고 정확하게 말한다. 글쎄 이게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어. 뇌피셜 아닌가 싶은데? 내 경우는 6년 동안 추적 관찰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어쨌든 크랭크인, 앨범 발매 등을 통해 인생이 이벤트인 연예인과 달리 직장인이나 주부로서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이 찾아온 시기를 거꾸로 추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