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염으로 입원한 사례가 대부분 아동이고 성인이 편도염으로 입원한 소감문은 별로 없어서 꼭 남기려고 기억한다.
일단 6월부터 여기저기 아팠어.컨디션 불량으로 장염에 매일 밤 열이 나서 배탈이 났다.



그러다가 조금 건강해져서 무리하게 밤을 새우고 수원답사를 갔다가 수원역 쇼핑까지 돌아와서 피곤했다.종강하고 며칠 만에 생리가 시작돼서 그냥 이래서 몸이 계속 안 좋았나 싶어서 딱생이를 먹으면서 강원도 여행도 다녀왔다.



1, 2고터 지하 푸드/3바이트 휴게실 6월 29일 여행 마지막 날 아침부터 목이 따끔했다.고지에 도착해 병원에 갔다가 편도염 진단을 받았다.약을 먹으면 나을 것 같아서 음식을 사서 안성으로 돌아왔다.목은 점점 아파졌고 사온 음식은 거의 버렸다. 침을 삼키기도 어려워서 적당히 먹고 약만 잘 먹으면서 낫기를 기다렸다.
7월 1일 출근했다. 목이 아파서 말을 잘 못했지만 정신없이 근무는 했다.한밤중까지는 친구들과 전화도 하고 편의점에서 사온 죽도 먹고 조금 낫나 싶어서 잤다.새벽 3시 너무 아파서 울다가 깼어.그렇게 아파서 펑펑 울었던 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었다.울다가 저절로 침이 목구멍으로 흘러갔는데 그게 너무 아파서 또 울어서 계속 반복했다.그제서야 차분히 택시를 불러 응급실로 갈까 고민했지만 주말+새벽 응급실 비용이 두려워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7월 2일 안성성모병원 진료를 받으러 갔더니 목에 증상이 있다면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해야 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검사 후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염증과 붓기 상태가 심하고 음식 섭취가 어려운 상황이라 입원을 권유받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이것저것 입원 전에 검사를 하고 입원 준비물을 가져와야 해서 집에 들렀다.집에 언제 갈지도 모르고 대신 해줄 사람도 없어서 쓰레기 정리와 청소도 하고 짐을 싸서 다시 병원에 갔다.(이날 택시비로만 6만원을 쓴 것 같다.) 오자마자 열을 쟀는데 열이 39도였다.간호사가 아프지 않냐고 물었지만 목이 너무 아프고 열이 나는 줄도 몰랐다.항생제와 해열진통제를 맞고 갑자기 정상이 돼서 허락을 받고 편의점에 가서 이것저것 사왔다.애매한 시간에 입원해서 밥이 나오지 않았다.먹자마자 배가 불러서 거의 남기고 잤어.그리고 자다가 먹은 걸 다 뱉어냈다.

7월 3일 아침에는 약만 먹었는데 그마저도 토해냈다.결국 밥은 먹지 않고 수액으로 받기로 했다.지금까지도 너무 아파서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게 꿈이었어.

7월 4일 죽부터 먹기로 했다.병원에 편의점도 없고 자판기도 없는데 외래 영업시간만 하는 카페가 있어서 가서 스무디를 먹었다.이틀 만에 아무거나 입으로 먹으니까 다행이야.이날까지도 중간에 열이 나고 해열진통제도 맞았지만 이날 이후에는 열이 나지 않은 것 같다.CT 바늘이 너무 두꺼워서 아팠어. 다시는 찍고 싶지 않아서 조영제가 들어오는 느낌도 너무 싫었다.

7월 5일 목의 염증과 붓기는 남았지만 말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 큰 불편감은 없어졌다.이때 팔에 바늘 때문에 여기저기 멍이 들어 신기해 사진을 찍어놨는데 이때는 몰랐다.입원 생활이 훨씬 길어지고 곳곳에 바늘을 찔리다니.이후 사진은 징그러워 찍지 않았던 것처럼 낮부터 이상하게 산소포화도가 90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ahref=”http://kr.freepik.com/photos/heart”> Heart 사진은 DCSTudio-kr.freepik.com에서 제작한 </a> 7월 6일 아침 회진 시 담당 의사가 검사 몇 가지를 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퇴원하자고 했다.이것저것 찍고 집에 갈 생각을 하며 신이 나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담당 의사가 와서 실망한 소식을 전해갔다.폐렴이 의심된다는 것과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어 검사를 진행해야 했다.폐렴도 폐렴인데 심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니 겁이 났다.엑스레이를 보여주셨는데 제가 봐도 정상 사진에 비해 심장이 3배는 컸다.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침대에 와서 검사를 보내면 피를 뽑는데 잘 찌르지 못하는 간호선생님이 와서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정말 어디가 나쁜지 무서워서 피가 뽑히면서 운 것 같아. 가뜩이나 보호자도 없이 혼자 있으니 더 무서웠다.CT와 초음파를 봤는데 다행히 심장은 초음파를 보면서 심장에는 이상이 없다고 바로 말씀해 주셔서 안심이 됐다.저녁 회진 때 폐렴 확진이라고 해서 이번 주 중에는 퇴원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라고 했다.산소 포화도는 80 미만으로 계속 떨어져 산소 흐름이 생겼다. 찍어놓은 게 없어서 사진 가져왔는데 저거 끼고 있으면 진짜 어디 아픈 사람 같더라. 저거 고무 냄새 나서 밥 먹을 때는 빼고 있었어. 하루 정도 도착했으니까 다음날 정상으로 돌아왔어.
7월 7일부터는 별일 없이 집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병원생활을 즐겼다.여기 내분비내과 선생님은 아침 5~6시와 오후 5~6시에 회진된다. 밤 10시쯤에는 다들 자고 있는 분위기여서 나도 이 생활패턴에 익숙해져서 좋았어. 건강한 생활습관 퇴원한지 꼭 일주일이 지났다.밥은 별로 맛이 없는 병원의 밥. 링거를 뽑아서 식판을 가져오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손등에 바늘을 꽂았을 때는 너무 위험해 보였는지 앞자리 할머니 보호자 분이 대신 가져다 주셔서 감사했지만 병원 생활 내내 항생제 부작용인 설사 때문에 고생은 했다.이것은 다른 약도 먹지 않고 나았기 때문에 항생제를 끊지 않으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참았다.그리고 내 혈관이 찾기 어렵고 약한 혈관이기 때문에 링거를 새로 꽂거나 피를 뽑을 때 간호사들이 고생했다.겨우 꽂아놔도 금방 막혀 터지고 바꿔야 하고 계속 반복했다(입원 열흘에 30번은 충분히 찔린 것 같다).하루 일과 5시 회진 & 기상 & 피 빼기 | 6시 조식 | 8시 엑스레이 촬영 | 12시 점심 | 17시 회진 | 18시 저녁 | 22시 취침
7월 8일 편도염에 걸린 뒤 3시간 넘게 한꺼번에 잠을 잔 적이 없었지만 이날 8시간 내내 잤다. 오랜만에 푹 잤더니 너무 개운해서 자랑한다.지금까지는 목이 아프고 침을 삼킬 수 없어 침이 고여 계속 깨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침이 지나갈 정도로 회복되니 잠이 잘 왔다.
7월 9일 토요일인데도 아직도 폐에 물이 고여 있다. 그래서 주말까지 있어달라고 해서 남았다.
7월 10일날 정말 몸이 좋아진것 같아 (일요일이라 엑스레이로는 확인할수 없었어)
7월 11일 퇴원할 정도로 회복되었다고 하는데, 드디어 입원 10일만에 퇴원!! 일주일뒤에 다시 오기로 외래를 떠나 퇴원했다.
숨길 게 전부 가림병원비는 대략 100 이하였다.진료비 상세 내역서가 18장 나와 보험사에 찍어 보내기가 번거로웠다.
7월 15일부터 다시 출근하기 때문에 출근 전 아침에 병원 외래를 보러 들렀다.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 결과 45분이 걸린다고 해서 근처 시장에 돈까스를 먹으러 왔다.먹다가 갑자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급하게 먹고 맛이 생각나지 않는 진료실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이 항상 비틀비틀 걸어오니까 건강해 보여서 좋다고 하더라 ㅋㅋ 검사 결과 목도 폐도 너무 깨끗하게 나았다고 해서 먹던 약도 더 안 먹어도 되고 병원에 안 와도 된다고 하셨다.기념으로 점심으로 비싼 것을 먹다.내 인생에 입원할 줄이야 고3 때 혀에 혹 떼려고 1박2일 입원한 게 전부였는데 혼자 열흘 입원하고 퇴원까지 했더니 정말 어른 같더라(?) 수고했어.나 자신 처음에는 그냥 갑자기 입원한 적도 있고 2~3일 있을 줄 알고 보호자를 부르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있어서 지루했다.가장 불편했던 것은 병원에 편의점과 자판기가 없다는 점… (2022년 7월 기준) 보호자 없으면 처음 들어갈 때 많이 가져가세요.환자복을 입고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그리고 저는 바늘이 너무 싫어요.편도염. 쉽게 봤는데 인생에서 가장 아팠던 기억이 났어.건강을 챙기며 살아야겠다고 느낀 10일이었다.
경기도 안성시 시장길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