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나선 러시아 IT기업 얀덱스는?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얀덱스의 한국 진출 소식이 들려 KT와 자율주행 로봇 협력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MOU에는 여러 내용이 있지만 핵심은 로봇 ‘로버’의 무인 배달 서비스다. 이미 현대차와 자율주행차 사업을 시작했으니 한국의 배달 시스템, 그것도 ‘라스트 마일 배송’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https://bit.ly/3Khjk7nKT이 러시아 최대 IT기업인 얀덱스(Yandex)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얀덱스 SDG(Self Driving Group)와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러시아 모스크바에 위…bit.ly

미국 대학 캠퍼스 내 배달에 투입된 로버/사진 출처: 얀덱스 SDG 홈페이지 KT가 러시아 최대 IT기업인 얀덱스(Yandex)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얀덱스 SDG(Self Driving Group)와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얀덱스 자율주행센터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KTAI·DX 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과 KTAI 로봇사업단장 이상호가, 얀덱스 측에서는 SDG 드미트리 폴리슈크 CEO가 참석했다.

KT와 얀덱스 협약식 장면/사 진출처 : KT

양사는 KT의 AI, DX 역량과 얀덱스의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결합해 한국 맞춤형 로봇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연내 자율주행 배송 로봇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또 차세대 AI 로봇 솔루션 개발 및 고도화 협력, 추가 ICT 사업 협력 TF 운영 등도 협약서에 포함됐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10월 사업협력을 위한 경영진 미팅을, 12월에는 KT 연구개발센터에서 배송로봇 시연회를 열었다고 KT 측은 밝혔다.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얀덱스도 지난해 말 한국법인 얀덱스코리아(자본금 6억원)를 설립하는 등 한국 진출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얀덱스 아시아사업부를 담당해온 세르게이 유스티노프가 한국법인 대표를 맡았고 한국계 출신 임원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얀덱스의 한국 진출은 크게 2개 부문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모비스)과 함께 하는 자율주행차 개발과 자율주행 배달 로봇 서비스 분야다. KT와 이번 협약 체결로 배달로봇 서비스는 KT와 함께 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면 된다.

얀덱스가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든 것은 약 2017년경. 이미 관련 업계에서는 얀덱스를 선두주자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얀덱스 SDG를 미국 아르고 AI, 중국 바이두 등과 함께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리더로 꼽았다. 모건스탠리가 평가한 얀덱스 SDG의 기업가치는 당시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로 추정됐다.모스크바 혁신도시 스콜코보에서 주행시험 중인 얀덱스 자율주행차와 로봇/사진출처: 얀덱스 SDG 사이트 현대모비스와 공동으로 현대차 기반 자율주행차를 개발한 것은 2019년부터다. 얀덱스는 AI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SW)를, 현대모비스는 센서와 제어기 등 하드웨어(HW)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협업해왔다. 2020년에는 쏘나타를 기반으로 개발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였다. 레벨4 자율주행은 정해진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이다. 최근 서울 상암동에서 시범 실시에 들어간 바로 그 자율주행 택시다.

이번에 KT와 협력하기로 한 배달 로봇 분야도 얀덱스는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자체 개발한 배달 로봇 ‘로버’를 2020년부터 시범 운영 중인데 KT 외에도 쿠팡 등 e커머스 업체와도 물밑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배달 수요가 높아 자율주행 기술 핵심인 ‘빅데이터’를 구축하기에 좋은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는 최대 시속 8km로 자동차와 보행자, 횡단보도 등을 스스로 인식해 주행할 수 있다.얀데스는 로버를 앞세워 프랑스 이외 미국 등에 진출했다. 이미 ‘미국판 배달의민족’ 그랩허브(Grubhub)와 손잡고 대학 캠퍼스 내 로봇 배달에 나섰고, 지난해 11월에는 두바이 쇼핑몰 및 레저시설 운영업체인 MAF(Majid All Futtaim)와 손잡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자율주행 배송 로봇 시범운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MAF는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에서 쇼핑몰, 소매유통, 레저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편 및 택배 배달 업무에도 진출했다. 얀덱스는 지난해 10월 모스크바 인근 27개 우체국과 함께 자율주행 로봇 배송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얀덱스의 한국 진출에 국내 배달로봇 업계가 주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얀덱스가 시작 단계인 국내 배달 로봇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국내 배달로봇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며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 등 일부 업체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로봇 배달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얀덱스의 기술력과 자본력은 우아한형제 같은 국내 배달로봇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다”며 “얀덱스가 한국에서 배달로봇 서비스를 시작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얀덱스는 2011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IT 기업이다. 검색엔진을 중심으로 배달과 모빌리티, e커머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사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KT 송 부사장은 “얀덱스와의 이번 MOU로 AI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등의 사업에서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양사는 AI 로봇 자율주행뿐 아니라 향후 그룹 차원의 ICT 사업 협력 분야를 추가로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폴리슈크 얀덱스 SDG CEO는 “K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에 얀덱스의 자율주행 배송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급격히 증가하는 ‘라스트 마일 배송’ 수요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돼 기쁘고 앞으로 KT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이날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제8회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했다.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고려해 300여개 파트너사가 비대면으로 함께 자리를 떴다.

지난 2014년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은 ‘KT 파트너스데이’는 KT와 파트너사들이 사업 방향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KT는 이날 파트너사에 2022년 주요 경영방향을 설명하고 ▲안전대책 강화 ▲안정적 고객서비스 제공 ▲디지털 상생·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DIGICOKT로의 성장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사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KT가 사업 운동장을 넓히고 활발한 소통·지원으로 파트너와 함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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